'노무현의 꿈 기치'로 민주당 역할 대체 위한 야권 민심 잡기 골몰
친명, 친문, 친안까지 두루 힘 모으는 전략 수립에 부심

새로운미래 김종민 세종갑 후보가 선거 시작 직전에 반전을 모색할 기회를 잡았다. 민주당 후보의 공천 취소로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의 명패를 차게 됐다.
새로운미래 김종민 세종갑 후보가 선거 시작 직전에 반전을 모색할 기회를 잡았다. 민주당 후보의 공천 취소로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의 명패를 차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영선 후보(변호사)의 낙마로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논란은 이 변호사가 후보 등록을 위해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경기 고양·화성·수원·구리시와 인천, 대전 등지에 아파트 4채,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등 약 38억 원 대 부동산을 신고한 사실이 전형적 '갭 투기'로 판정받았기 때문이다.

세종 민주당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현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의 텃밭이던 '세종갑'을 잃었다며 오열하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세종갑과 을 분구 이전에 2번 내리 승리해 7선 고지에 오르며 이 힘을 토대로 당 대표에 선출, 지난 21대 총선에서 180석 획득을 지휘했다.

4월 10일 22대 총선을 앞두고 세종갑은 여러 풍문과 억측으로 공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이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발표 없이 스스로 언론에 전략공천 후보임을 시사하는 언급을 해 경선 주자들로부터 두 달여 간 숱한 공격을 받았다.

그 사이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등장했다. 이해찬 전 대표가 '동의'하지 않아 결국 성남 분당갑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풍문 속에 이 전 총장은 끝까지 세종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당시 계룡일보와의 여러 차례 통화에서 "분당갑 확정식의 보도는 자의적 해석"이라며 세종갑을 계속해서 '짝사랑'했다. 세종갑 승리는 대권 가도의 청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전은 다음에 일어났다. 

지난해 가을부터 대전 서구갑 출마를 준비하던 이영선 변호사가 깜짝 등장한 것이다.

직접적인 학연, 지연이 없다 보니 여러 여론조사에서 밑바닥을 돌았고, 중앙 정치권 누군가의 권유로 지난달 6일 세종갑으로 되돌아왔다. 그의 고향은 세종시 금남면이다.

이 변호사의 경선 승리는 압도적이었다고 한다. 경선 주자들 사이에선 이때부터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후발주자로 나선 이 변호사가 과반 이상을 얻기가 쉽지 않은데, 여론조사 지표는 그렇게 나왔다며 전화번호 표본 문제에서부터 중앙당의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구냐며 이를 추적하는 움직임까지 일었다.

한 경선 주자는 자신이 듣기에는 친안희정계 인사들이 움직였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친명'그룹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다. 

서구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경선에서 탈락한 한 후보는 " 예비후보 시절에도 이 변호사를 친명으로 보는 경쟁 후보들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3월 들어 대표적 비명계로 분류되는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가 학연·지연이 없는 세종갑 출마 소식이 들렸다.

이때부터 '노무현의 꿈'과 '친안희정계의 부활'이라는 단어들이 민주당 일각에서 돌기 시작했다. 김종민 후보는 선거 구호를 '노무현의 꿈'으로 고정했다.

이 변호사의 공천을 철회한 이면엔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를 마음에 둔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방정식이 있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제기된다.

김 후보는 주변에 세종갑 출마와 관련, "두 당 후보들이 그리 강한 인물이 아니어서 출마를 결정했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피력해왔다.

 '노무현 카드와 안희정 카드'를 적절히 활용하면, 막판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여기에 세종을 현역 의원인 민주당 강준현 후보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출소했을 때 마중을 같이 나간 친구 사이라 믿는 구석이 있었다.

하여튼 '전략가 김종민'은 생각보다 일찍 웃고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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