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갈등 이은 윤-한 충돌 지점에 양측 내상 심상치 않아
보수의 심장 대구 경북 방문과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은 '닮은 꼴 행보'
지난 1월 '윤·한 갈등'과 최근의 '충돌 라운드'가 이어지면서 여권 내에선 자연스럽게 '친한(한동훈)'이라는 이름의 계파가 만들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순번 다툼이 그 시작점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이 20일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 "사전 약속과 다르다"는 취지의 뜻을 밝히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겨눴다.
'한동훈 비대위'도 가만있지 않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겸 공관위원도 이날 바로 입장문을 통해 "비례대표 명단의 이중 작성 지라시는 근거가 없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등 여권 내 갈등을 외부로 알리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아직 윤 대통령의 임기가 만 3년 이상 남았는데 말이다.
비례명단에 김예지·한지아 비대위원을 당선 안정권에 배치한 것도 여권 내 큰 다툼 거리가 되고 있다.
일단 이종섭 호주대사의 '긴급 귀국'과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퇴 등의 한 비대위원장 요구를 수용했다지만, 여권 내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 권력의 속은 각각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게 여권 소식통의 전언이다.
각종 여론 동향이 정권심판론 쪽으로 기울자, 한 위원장 한 명 으로는 '확장성이 없다'는 친윤계 핵심의 반격에 한 위원장은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이라는 분위기 반전 카드를 빼 들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한동훈 위원장이 다음 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구 자택으로 찾아뵙기로 했다"는 메시지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지난 연말 이래 여러 차례 만난 것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읽힌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경북 민심을 잡아 집토끼를 움켜쥐려는 행보로 보인다.
윤 대통령 품 안에서의 '한동훈'이 아닌 '따로 또 같이'라는 공식을 만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들의 성패는 오는 4월 10일 오후 나오는 총선 성적표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