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정가, 총선 70여 일 앞두고 셈법 분주...공천주자들 눈치 싸움 시작
윤핵관 지지자들과 한동훈 팬덤 정치, 여론 조사 첫 결과 '주목'
김건희 리스크' 대응 방안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충돌 양상에 충청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22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여당 주류 의원들이 한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고, 한 위원장은 사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SBS에 이관섭 대통령실장이 21일 한 위원장에게 직접 사퇴하라는 윤 대통령의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자객공천'을 한 위원장 개인 정치용 '사천'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고 채널A는 보도했다.
대통령실의 사퇴 압박 보도에 한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습니다"라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갈등의 중심에는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입장 차가 자리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어 정면충돌 양상이 나타나면 잔혹한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재직 시 여러 주요 사건을 처리해온 만큼, 윤 대통령이 이준석 전 대표와 김기현 대표를 갈아 치우는 것과는 다른 카드를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을 70여 일 앞두고 현재와 미래권력 간 싸움에 명분을 중시하는 한 위원장의 개혁 이미지가 국민의 호응도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낮은 지지율의 윤 대통령보다는 스타 장관 출신의 한 위원장과 함께 총선을 치르자는 당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충청 정치권은 두 사람의 충돌 소식에 희비가 교차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세종의 한 총선 출마 예정자는 "비대위원장으로 올 때 '한동훈 경질설'이 떠돌 왔는데 그 말이 지금 상황과 부합한다"며 "그 소문의 배경엔 법무장관 역할보다는 개인 정치에 집중하는 듯한 이미지가 컸다는 게 용산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일단 예비후보 단계에 터진 사태가 다행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선 대선과 같이 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전 대표와 갈등이 폭발한 것과 달리, 일찍 서로의 길을 가는 것이 낫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전 출마 예정자는 "정치의 시작과 끝을 모르는 초보자들이 아슬아슬한 질주를 하다 대형 사고를 낸 꼴"이라며 예견된 충돌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윤석열 아바타'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한 위원장이 당권을 장악한다면 민주당 입장에선 총선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을 표했다. 이전 이준석.김기현 대표를 몰아냈던 것과 달리 국민의힘 내부는 '동료시민'을 외치는 한 위원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공천을 앞두고 여야 모두 치열한 내부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권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