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청대망론 좌절...이광재, 강원대망론을 세종에서 '재시동' 관측
소통 평가 대조적... "좌광재, 휴대폰 직접 받아", '우희정, 충남지사 때는 제3자 통해 "

좌광재와 우희정의 2009년 9월 모습.

'친명'과 '비명' 간 극한 대립 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이은 피습으로 야권에 '친노'의 부활 조짐이 일고 있다.

이를 이끄는 '좌광재, 우희정'의 물밑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외부로 이끈 계기는 그의 수행비서를 8년이나 했던 신용우 민주당 세종을 출마 예정자다.

'친안희정계'인 강준현 의원(세종을)의 4월 총선 출마 움직임에 제동을 걸며 성폭력 죗값을 치렀지만 안 전 지사는 물론 측근에 더 많은 성찰과 반성을 요구하며 폭로전의 수위를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안 전 지사는 지난해 12월 두 차례에 걸친 공개 일정에 나서며 여론 탐색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대전 선거판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허태정 전 시장과 조승래 의원(유성갑), 정용래 유성구청장(유성을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등 대표적 친안계가 '유성갑'과 '유성을' 선거구 '획득'에 올인 하는 모양새다. 특히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유성을 지역위원장이던 이상민 의원(5선)이 탈당하자,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으며 이 의원 쪽으로 이탈을 차단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던 '좌광재'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5일 전격적으로 서울 종로 불출마 선언하며 '세종갑' 도전 의지 속내를 부인하지 않았다. 세종갑은 국회세종의사당이 들어올 입지이고, 이 총장이 이전 계획 등 로드맵을 만들고 있어 '정치적 연고'가 상당하다.  정치권에선 강원지사 출신인 이 총장의 세종갑 출마에 대해 비판적 시각보다 긍정론이 더 커 보인다.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이면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의지를 누구보다 더 많이 승계한 인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3선에 강원지사, 국회 사무총장(장관급) 등 50대 후반이지만 정치 경력이 만만치 않다. 그를 잘 아는 강원지역의 중견 언론인은 "스마트하고 추진력이 대단하다"고 평했다. 쉽게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않지만, 일단 친해지면 스킨십이 대단하다고 평했다. 

이 총장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있어 4월 총선 출마가 가능하나, 안 전 지사는 자격 정지 10년을 받아 복권 없이는 출마가 불가하다. 

측근을 지원하기도 쉽지 않으나 이번 선거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정치 복귀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안 전 지사는 충남지사에서 물러난 뒤 자신의 정치적 고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경기도 광주를 기반으로 잠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는 이 총장과 같으면서도 상이한 점이 많다고 한다. 이 총장은 직접 휴대폰을 갖고 다니며 모르는 기자 번호에도 자세한 '답'을 준다. 반면, 안 전 지사는 충남지사 재직 당시에도 본인 스스로 휴대폰이 없다고 하고, 번호를 언론에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자신 명의의 SNS를 하는 모습이 언론에 종종 포착됐다. 

현재의 정치적 위상도 크게 다르다. 이 총장은 세종에서 '강원대망론'을 외치려 험지 도전에 나설 태세다. 안 전 지사는 경기도에서 고향만 바라보는 처지다. 충청권의 한 정치인은 "두 사람 모두에게 22대 총선은 차기 대권의 전초전 성격이 큰 만큼 다양한 인재들을 모아 '어게인 2002년'을 실현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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