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의원(계룡시의회)

김미경 의원 (계룡시의회)
김미경 의원 (계룡시의회)

최근 계룡시에서 발생한 화재를 보며…

지난해 겨울, 별다른 화재사고가 없었던 계룡시에서 2016년 11월 29일, 12월 2일, 2017년 1월 5일까지 약 35일 간에 걸쳐 3건의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 가운데 12월 2일과 1월 5일 발생한 2건의 화재가 아파트 화재였는데, 이 중 1월 5일 새벽에 발생한 화재가 필자에게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

모두가 깊이 잠들어 있던 새벽시간이었기에 인명피해를 걱정했는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화재 발생 아파트 위층에 사는 일가족이, 베란다 비상 경량칸막이를 부수고 대피해 위험한 상황을 모면했다는 점이다.

비상 경량칸막이!, ‘경량칸막이’라는 말은 많은 이들에게 평소 익숙하지 않은 용어다. 아파트 경량칸막이는 건축법 상 옆집 베란다와 통하도록 석고보드로 설치된 칸막이로, 비상사태 발생 시 이를 뜯어내고 옆집으로 피할 수 있도록 한 대피 공간이다. 이 때문에 이 칸막이는 손으로 세게 치면 부서지도록 비교적 약하게 설계, 시공 처리돼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부족한 수납공간을 해결하기 위해 경량칸막이에 붙박이장이나 수납장을 설치하는 등 비상대피 공간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필자처럼 경량칸막이의 존재 여부조차 모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평소 화재 대피 훈련에 직접 참여하거나, 훈련 상황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과연 경량칸막이의 중요성에 대해 시민들은 얼마나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한 홍보가 얼마나 돼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우리시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사고를 떠올리며 공동주택 입주민 및 관계자가 지켜야 할 안전수칙 몇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먼저 소방안전 관리자는 세대 내의 모든 소방시설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소방시설 작동법 및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입주민은 세대 내 구조변경(리모델링) 등의 작업 시 감지기 선로의 훼손이나 스프링클러 설비의 헤드가 매몰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해야 한다.

또한 아파트 내 공용복도 및 계단에 자전거, 가전도구, 종이 박스류 등의 물건을 쌓아 두어 비상시 장애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화재 발생 시 비상탈출 통로로 이용할 수 있는 경량칸막이나 대피 공간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 창고 등 타 용도로 사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아파트 구조 특성상 아파트 옥상은 화재 발생 시 인명대피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늘 개방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옥상 출입문 개방을 놓고 방범 등의 이유로 잠가 두는 경우가 있는데 비상사태 발생 시 개방될 수 있도록 반드시 ‘옥상출입문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소방차 출동로 확보를 위해 아파트 진입로에 외부 차량 통제를 위한 차단기 설치 시 대형 소방차량의 출동을 고려해 설치해야 하고, 단지 내 도로 폭은 최소 5m이상 되도록 하며, 『소방차 전용』 황색선 안에서는 주정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아파트 관리자와 입주민은 소화기·소화전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주기적으로 소방훈련 및 대피훈련을 통해 사용법을 반복적으로 익혀야 하고, 무엇보다 입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주인의식이 꼭 필요하다.

공자는 명심보감 성심편에서 “子曰 不觀高崖 何以知顚墜之患 不臨深泉 何以知沒溺之患 不觀巨海 何以知風波之患 (자왈 부관고애 하이지전추지환 부임심천 하이지몰익지환 부관거해 하이지풍파지환/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으면 어찌 굴러 떨어지는 환란을 알며, 깊은 샘에 가지 않으면 어찌 빠져 죽을 환란을 알며, 큰 바다를 보지 않으면 어찌 풍파가 일어나는 무서운 환란을 알리요.)”라고 했다.

재난을 알고 대비한다면 이를 피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TV, 신문 등 언론에서 다른 시·도의 화재를 접할 땐 남의 일처럼 여겼는데, 막상 내가 사는 우리시의 연이은 화재 소식을 접하며 우리 스스로가 관리하지 못하는 불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화재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다시 한 번 느끼고,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화재 예방과 화재 발생 초기의 적극적인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2500여 년 전 각종 재난에 대비해야 함을 강조한 공자의 말씀이 새롭고 또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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