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2억 투입…응급실 대폭 확대 · 감염치료구역 갖춰

 

건양대병원 권역응급센터로 승격…이달 17일부터 본격 운영

총 82억 투입…응급실 대폭 확대 · 감염치료구역 갖춰

공휴일이나 연휴 등에 중증 질환을 비롯해 예상치 못한 사고나 각종 재난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응급환자에게 응급실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이러한 중증 응급환자의 신속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담당할 건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지난 17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건양대병원은 작년 말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승격·선정된 뒤 큰 예산을 투자해 기존 응급실 공간을 대폭 확장한 것은 물론 전문 의료진의 증원과 최첨단 장비를 갖추는 등 완전히 새롭게 변신했다.

그동안 건양대병원 응급실은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왔으며, 특히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야간에도 소아과 전문의가 상주해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5년 간 응급실을 찾은 응급환자의 타 병원 이송 비율이 0.2%에 불과해 거의 모든 환자들의 진료를 담당해왔다.

또 응급실 재실시간은 평균 1시간 30분으로 전국 어느 응급실보다 짧아 신속한 대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각종 데이터로 입증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승격되는 데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

이제 건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대전‧충남권 주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문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하며 응급환자 발생 시 골든타임을 책임지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응급실 대폭 확장 · 응급환자 전용 병동 갖춰

건양대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연 간 약 5만여 명 이상이다. 평일 150여 명, 주말에는 200여 명 등 다양한 응급환자가 응급실을 찾고 있다.

기존 응급실의 규모는 777.43m2(235평)의 면적에 24병상이어서 많은 환자가 갑자기 밀릴 땐 다소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이번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907.62㎡(880평)의 면적을 갖춰 기존보다 약 4배 정도 확장됐다.

특히 센터 내에 응급환자 17병상, 중증응급환자 10병상, 감염격리 2병상, 일반격리 3병상, 소아응급 8병상, 응급전용 입원실 31병상, 응급전용 중환자실 20병상 등 총 91병상을 갖추고 있어 어떠한 종류의 응급환자가 오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고정 및 이동 X-ray촬영기, 초음파 검사기, MRI, CT, 이동환자 감시장치, 급속혈액가온주입기, 중심체온조절유도기 등 권역응급센터가 갖추어야 할 총 21종 249점의 필수장비도 설치돼 있다.

무엇보다 센터를 담당하는 전문 의료 인력이 대폭 증원됐다. 응급의학과 5명, 외과 1명, 내과 2명, 소아과 1명의 전문 의사를 비롯해 간호사 125명, 응급구조사 10명, 간호보조사 12명, 보안 및 안전요원 9명 등이 근무하고 있다.

중증 응급환자 발생 시 우선적으로 센터 내 의료진이 신속하게 대응하고 필요 시에는 응급의학과 교수가 해당 관련과 의료진의 긴급 협조를 받을 수 있는 협진시스템도 갖추어져 있다.

이처럼 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센터 내 시설과 인력, 장비 등을 갖추는 데는 총 8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응급실 출입문 2개·철저한 감염관리 시스템 가동

건양대병원이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준비하면서 가장 큰 주안점을 둔 것은 바로 철저한 감염관리 시스템이다.

작년 메르스 사태와 같이 앞으로도 각종 전염병이 집단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짐에 따라 감염관리 시스템은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센터의 출입문은 일반응급환자와 감염의심환자로 구분해서 2개가 2개가 설치돼 있다. 아울러 기존처럼 환자나 보호자가 응급실로 직접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응급실 앞 선별진료소에서 간단한 문진이나 열 체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보호자도 등록된 1인에 한해 보호자증을 발급받아야 응급실 출입이 가능하다. 출입자 명단을 기록하고 관리해야 만약 감염병 발생 시 발생경로를 추적해 역학조사가 원활하기 때문이다.

감염병이 의심되는 환자는 별도의 감염치료구역 출입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곳에는 음압격리실, 감염환자 전담진료실, 감염환자 전용검사실 등의 독립공간이 마련돼 있어 일반환자와의 접촉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밖에도 센터 내 모든 병상은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한 정부의 권고사항에 따라 1.5m 이상의 간격을 두어 배치되어 있다.

박성수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대전‧충남권역 내 주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소방대원이나 응급구조사의 실무교육에도 중점을 둘 것”이라며 “감염병이나 국가적인 재난사태 발생 시 재난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건양대병원은 권역 내 중증 응급환자의 최종 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인근 지역의 병의원, 중소병원, 보건소 등과의 진료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권기택 기자

건양대학교병원 최원준 원장
건양대학교병원 최원준 원장

[인터뷰] 권역응급의료센터 개소를 축하한다. 건양대병원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선정된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국내 응급환자 발생 시 중환자실이 부족하거나 수술이 지연되어 사망률이 증가하는 사태가 발생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시급했다. 보건복지부에서 권역응급의료센터 확대를 위한 공모를 추진했는데 진료실적 평가 및 현장실사 등을 거쳐 전국 21개 병원을 선정했는데 건양대병원이 선정된 것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단계부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경영적인 이득보다는 대전충남 권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져야 한다는 당위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건양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응급환자가 타 병원으로 이송한 비율이 0.2%에 불과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모든 환자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증응급환자 비율도 9.2%로 많았고, 응급실 재실시간이 평균 1시간 30분으로 나타나 적절하고 신속한 대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입증시켰다.

이 밖에도 대전 서남부권에 위치해 지리적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과 권역 내 환자 분포도를 등을 비교 분석해 접근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응급환자 치료의 거점병원으로 선정된 만큼 중증응급환자들이 신속, 정확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선진의료시스템을 갖추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기존 응급실과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단순히 기존 응급의료센터의 규모를 확대한 것이 아니라 권역응급의료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주력했다. 모든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 병상, 인력 확대 뿐 아니라 환자가 가장 편하고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

집단 감염병 사태 발생을 대비해 감염관리시스템에도 만전을 기했다. 선별진료소를 통해 모든 응급실 출입자에 대해 관리를 시행하고 중증도 및 질환의 종류에 따라 진료구역을 구분했다. 또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각 병상 간 최고 1.5m 이상 간격을 두고 배치했다. 또 감염환자 전용 진료구역 전체를 음압처리해 감염 확산을 원천 차단했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응급실 역할은?

건양대병원은 지난 2013년 대전지역 대학병원 최초로 국제의료기관평가(JCI)를 인증받아 이미 환자안전과 감염관리 시스템에 있어 세계적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실시간으로 시행되고 있는 감염예방 및 질관리 활동을 통해 작년 메르스 사태 때 지역사회 전파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건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감염 예방을 위해 선별진료소와 2개의 음압감염격리실, 3개의 일반격리실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감염환자가 응급센터에 출입하는 동선을 별도로 분리해 감염병 확산 방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또 다른 기능은?

기존 응급의료센터의 역할이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치료하여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면,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이는 물론 관내 소방서와 보건소, 지역의사회, 지역의료기관 등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형성해 생존율 향상을 위한 질관리 활동과 함께 취약계층 환자를 위한 의료봉사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또 중증응급환자의 최종 치료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센터 내에 재난의료지원센터를 두고 재난 및 비상상황에 대비해 지역 내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시행하게 된다.

앞으로 ‘라이프태그’라고 불리는 밴드 사업 등을 시행하고, 권역 재난 대비를 위해 응급의료종사자 교육 및 지역사회 심폐소생술 교육, 심포지엄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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