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워라! 백제의 꿈, 펼쳐라! 충남의 힘’이란 슬로건 아래 이번 주 부여에서 열린 충남도민체전에서 계룡시가 15개 시·군 가운데 종합성적에서 15등을 차지했다. 한 마디로 충남도내 시·군 가운데 꼴찌를 한 것이다. 대한민국 초미니 도시지만 국방의 수도로 힘과 용맹함의 상징인 계룡시의 성적으로는 영 탐탁치가 않은 게 시민들 입장일 것이다.

 이번 도민체전에서 계룡시가 거둔 성적은 18개 종목에 출전해 금 9(육상5, 수영3, 탁구 단체전1), 은 5(탁구단체전 여자초등부1, 수영2, 배구 여자일반부1, 태권도 1) 동 14(육상3, 수영1, 배구 여자초등부1, 태권도1, 씨름 6, 복싱1, 유도1) 등 총 2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사실 계룡시 승격 이래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 2007년 9위가 최고였으니 이를 두고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입장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꼴찌가 1등보다 더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 않은가?

 이 말의 의미를 곰곰이 되새겨보면 바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는 의미도 될 것이고, 꼴찌는 1등만큼이나 어려운 것이어서 탈꼴찌를 위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치열했을 터인데도 꼴찌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사할 점이 많다는 의미다.

 이번 도민체전 결과 체계적인 선수선발은 이뤄졌는지, 훈련장소 등 선수들 훈련 여건은 배려되었는지, 도민체전을 위한 시와 체육회 차원의 지원은 적절했는지 등은 세심히 살피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또한, 이 가운데는 얼마 전 계룡대 수영장 일방 폐쇄로 인해 연습할 장소인 수영장이 없어지는 어려움에 처한 우리 계룡시 수영선수들은 논산시 및 금산군 등 인근 지역으로까지 이동해 가면서 훈련을 하는 등 온갖 악조건을 극복하며 훈련에 매진한 결과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전체 3개의 금메달이 걸린 탁구의 경우 단체전 금메달과 함께 여자 초등부는 창단 8개월만에 값진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도내 1위의 성적을 거뒀다.

 이렇듯 꼴찌의 또 다른 이면에는 자랑스런 계룡인의 자존심도 스며있음을 시민들은 또한 알았으면 한다.

 하지만 이번 도민체전은 금메달이 목적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희망체육이다.

 엘리트 체육선수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고, 금메달이 목표가 되어서도 결코 안 된다. 한 마디로 옛 시골 운동회쯤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함께 어우러져 정정당당하게 평소 취미활동을 통해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그 결과 1등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꼴찌에게는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고 도민체전이 추구하는 의미일 것이다.

 인생에 있어 영원한 일등과 영원한 꼴찌는 없다.

 일등과 꼴찌를 떠나 이번 도민체전이 계룡시 체육과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엘리트 체육에 대한 현주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한, 이를 반면교사 삼아 계룡시 생활체육 저변의 비신사적인 집단 이기주의와 각종 폐단은 없는지 새삼 돌아보길 바란다.

/전철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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