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묵 정치학 박사
최헌묵 정치학 박사

계룡경제가 말이 아니다. 국가•사회적 상황과 경제침체 영향도 있지만 지역여건이 날로 피폐해지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즉 거시적 경제구조와 지표도 문제지만 미시적 경제구조와 이를 타개하고자 하는 정책적 대안이 없어 현재도 답답하지만 미래 또한 우울하다. 거시적 경제는 중앙정부 몫이므로 그들이 할 일이라 하자. 그렇다면 미시적 경제 단위인 계룡경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기초자치정부인 계룡시의 책임이다.
계룡은 타 시군에 비해 자영업자 비율이 높고 그 중에서도 식당 비중이 높다. 이는 ‘군인 상대 장사는 불황을 덜 탄다’ 라는 속설, 상대적으로 저자본과 저기술로도 수월하게 개업할 수 있는 잇점, 웬만한 공산품은 대전에서 쇼핑하고 농수산품은 화요장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딱히 다른 업종을 찾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건물이 생기면 관행처럼 식당 간판부터 붙는다. 하지만 희망과는 달리 계룡에서 가장 많이 폐업하거나 업종변경이 빈번한 곳이 바로 식당인걸 보면 식당업이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계룡에서 식당업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게 되는 요인들을 분석해 보면, 첫째, 대부분 소규모 식당들이다보니 재투자가 어렵고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둘째, 보안을 중시하는 군인들의 특성 상 마음 놓고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이 부족하고 지역주민과의 시비가 걱정되어 차라리 동학사 인근이나 대전으로 나가고 있다. 셋째, 시청 구내식당에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 허용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고 있다. 넷째, 3군본부의 구내식당이 주중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각종 훈련과 비상 때문에 수시로 외출•회식이 제한되어 군인들의 시내식당 이용이 원활하지 못하다. 다섯째, 요식업협회가 있지만 경쟁관계가 있는 업주들로 구성된 단체다보니 결속력이 부족하고 자기희생과 역량을 발휘 할 리더가 없다는 점 등이다.
식당업은 모든 사업의 기초•기둥과도 같은 업종이다. 즉, 식당업이 잘되면 각종 식자재 납품업이 잘 될 뿐만 아니라 호프집, 커피ㅤㅅㅛㅍ, 노래방, 당구장, 택시, 대리운전 등으로 까지 연쇄적으로 파급되어 일종의 ‘밤의 경제효과’로 나타난다. 물론 식당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고용도 보장된다. 따라서 한 도시의 경제상황을 가름해 보는 척도가 바로 식당업의 현황이다.
식당업은 생계형이든 사업형이든 그 특성상 폐업하게 되면 투자비 회수가 거의 전무하고 보증금 또한 이미 월세로 소진된 상태인지라 타 업종에 비해 재기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곧바로 생계곤란 계층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퇴 베이비부머세대의 증가, 명퇴 및 조퇴자들의 진출 등으로 식당 수는 줄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해보자.
첫째, 쾌적하고 보안을 유지 할 수 있는 식당으로 만들 수 있도록 개보수비용을 지원하자.
둘째, 건축행위를 하고 있지 않은 나대지 공간을 임대해서 주차장으로 활용하자.
셋째, 시청식당엔 공무원 이외의 일반시민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는 구내식당을 닫고 일반식당을 이용하자.
넷째, 3군본부의 식당을 일주일에 하루씩 점심때 닫고 시내 식당을 이용하자.
다섯째, 식당업 종사자들은 써비스를 개선하고 군인들과의 유대를 강화하자.
/최헌묵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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