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묵 박사
최헌묵 박사

숫용추•암용추에서 계룡시민이 피서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계룡산은 우리나라 4대 명산 중 한 곳이고 계룡시라는 시명 또한 여기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시민은 없을 것이다.
대둔산(해발878m)보다도 낮은 계룡산(해발845m)이 명산의 반열에 오르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산의 크기와 높이보다도 계룡산만이 갖고 있는 풍수지리학적, 역사적 가치와 함께 수많은 명소와 전설, 맑은 물 등 천혜의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명산 아래 사는 계룡시민은 발 담글 계곡하나 갖고 있지 못하다. 아니 있는데 가지 못한다.
계룡산에는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곳은 동학사 계곡, 상•하신리 계곡, 갑사 및 신원사 계곡이 있으며 우리 시에는 숫용추, 암용추가 있다. 이 중 으뜸은 숫용추와 암용추로 우리나라 어떤 곳보다도 물이 맑고 자연경관이 뛰어난 곳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반 시민은 갈 수 없다. 두 용추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숫용추는 남자의 심벌을 닮아 생긴 명칭이고 암용추 또한 웅덩이 모양이 여성의 생식기를 연상케 함에서 유래되었다. 물론 암수 두 마리 용의 전설도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조상 대대로 제사를 지내며 신성시 했고, 주민의 피서지 역할을 해왔다. 아들을 낳고 싶은 분은 숫용추에서, 딸을 낳고 싶은 부부는 암용추에서 온몸을 적셔가며 그렇게 오랫동안 우리 민초 곁에 있었다.
그런데 3군본부가 들어서고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이면서 일반 시민의 출입이 통제되고 군인과 군 가족만 출입이 가능한 지역이 되었다. 그 사이 계룡시민에게 두 용추는 그야말로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곳이 되었고 존재 자체를 모르는 시민 또한 많다. 두 용추가 만나 흐르는 두계천은 군 시설과 군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피서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터라 계룡시민은 여름이면 계룡이 아닌 어딘가로 피서를 떠나야 한다. 만약 숫용추, 암용추가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아가 두계천을 친환경으로 재조성하여 시민의 접근이 가능한 물놀이 공간으로 재탄생 하면 더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굳이 다른 곳으로 피서 갈 필요도 없고 피서지에서 지불하는 경비를 계룡에서 사용하게 되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두 용추 개방 불가 입장을 펴는 3군본부의 논리는 보안과 오염문제 일 터인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
여름철 7,8월 두 달만 하루 100명 내외를 사전 접수 받아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시민에게 개방하고 취사는 엄격히 제안하면 어떨까? 물론 안보상 펜스가 필요하면 치고 말이다. 성숙된 시민의식도 당연히 필요하겠다. 이렇게 하면 매년 6,000명 정도의 계룡시민이 숫용추에서 암용추에서 물놀이도 하고 계룡산의 정기도 받고 자연치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상과 바람이 헛된 것일까?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과 시의원, 군 당국 등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조치로 민•관•군이 하나 되는 진정한 상생의 지역 공동체를 기대해 본다.
/최헌묵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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