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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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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17  00: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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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방호예방과장

꽃샘추위가 오는 봄에 시샘을 부리지만 부는 바람, 비추는 햇살, 새싹 돋는 대지에서 여기저기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어느덧 새봄이 우리 곁 가까이 있음을 실감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휑하니 시린 건 채우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서 인 듯 싶다.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25년째 접어드는데 살다보니 세상살이가 참으로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먹고살기가 참으로 팍팍하던 시절에는 없어도 다들 맑고 정겹게 살아서, 좋지 않은 소리를 듣는 일이 드물었던 것 같은데 말 그대로 물질문명의 혜택으로 먹는 게 남아돌고 삶이 풍성하고 윤택해 졌건만 오히려 주변에서는 좋지 않은 소리만 더 들려오니 말이다.
세간에 도둑, 강•절도, 이웃 간 다툼, 자살, 살인 등 하고많은 일들이 쉼 없이 일어나지만 특히 공직사회에서 자주 들려오는 비위나 비리문제가 있을 때면 혀를 차면서도 왠지 모르게 내 마음도 움츠러드는 건 내 스스로 그런 문제 앞에 100% 당당하지 못함 때문일 게다.
이렇듯 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도 공직사회에서 사라지지 않고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 비리 문제도 되짚어 보면 잘못에 따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오랜 관행 탓도 있으려니와 상급자의 바르지 못한 정신과 행동, 또 이를 따라 배우고 상급자의 비위를 맞추려는 하급자의 정신과 행동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가 싶다.
특히나 승진과 서열을 중시하는 공직사회에서 상하급자 간 연결 고리는 더욱 끈끈해 비위나 비리로 이어지는 사례가 흔한데 근본적인 문제가 복잡하지 않은 만큼 해결책도 보다 쉽게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상급자와 그 밑에서 일하는 하급자가 제대로 된 정신으로 제대로 일을 한다면 얼마든지 없앨 수 있고 발생하지도 않을 일들이라는 것이다. 상급자는 하급자에게 모범이 되고 하급자는 상급자에게서 좋은 것만을 배우고 부하의 잘못을 지적해 바로잡아 주는 모습이 설 때 공직사회에서 비리가 자연스레 사라지고 청렴이라는 말이 회자 될 것이다.
사기(史記) 전국책(戰國策)에 ‘곡목구곡목(曲木求曲木)’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제나라 환공(桓公)이 하루는 궁중 마구간을 돌보는 관리에게 가장 힘들 일이 무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관리는 마구간 우리를 만드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하면서 우리를 만들 때 처음에 굽은 나무를 쓰게 되면 다음에 이어서 붙일 나무도 굽은 나무를 쓸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어느 새 우리 전체가 구부러진다는 것이다. 사람을 쓰는 일, 즉 인사(人事)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처음부터 직목(直木)과 같은 인물을 쓰는 일이다. 쓸만한 직목이 없다고 하여 곡목을 쓰면 그 다음에도 곡목을 쓰게 되어 부패의 고리가 점점 이어져 나라가 망하기 십상이다.”
공직사회든 일반회사든 조직운영에 있어 그만큼 사람 쓰기가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처음에는 올바른 나무가 없다고 주위에 있는 굽은 나무를 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의 굽은 나무 때문에 굽은 나무를 계속 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주위에 있는 굽은 나무는 제대로 펴서 써야 하고 그러기 위해 윗사람은 스스로가 곧은 정신과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좋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는 사람이 부정한 일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라는 고어는 특히 공직자들에게 보편적이면서도 간결한 명제를 전해주고 있지 않나 싶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이 흐려지지 않는다.”
벌써 경칩이 지났다. 오는 봄이 따스하게 공직사회에 청렴의 훈풍도 싣고 와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올 한 해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시점에서는 공직사회는 물론 우리사회 전체가 비리로 낯 붉어지는 일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남석 논산소방서 방호예방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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