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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리의 교훈최영민(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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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2.21  1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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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민(자유기고가)

그림책 「털끝 하나도 까닥하면 안 되기!」는 거위와 오리 두 친구가 벌이는 시합 이야기다. 어느 날 오리가 자신이 헤엄을 잘 친다며 호언장담한다. 거위는 자신이 더 빠르다며 오리의 수영 시합 제안을 받고 경기를 펼치지만 오리가 이긴다. 오리의 승리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위가 나는 것은 자신이 더 잘한다며 오리에게 날기 시합을 제안한다. 이번엔 거위가 이긴다. 한 종목씩 챔피언이 된 걸로 시합이 마무리되면 좋겠지만, 꼭 이기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또 다른 시합을 제안한다. 스포츠라고 하긴 너무 정적이고 위험한 종목, 바로 ‘얼음 꽁꽁 놀이’다. 말을 해도 안 되고 털끝 하나도 까딱해선 안 되는 게임! 시합이 시작되고 거위와 오리는 들판에서 벌이 얼굴을 ‘에엥’ 맴돌고, 토끼들이 거위와 오리의 긴 목을 미끄럼타거나 물갈퀴를 건드리며 장난쳐도 꼼짝하지 않는다. 까마귀 떼가 내려와 꼬리털을 잡아당겨도, 갑자기 세찬 바람에 날려 몸이 꽃밭에 쿵 떨어지거나 나무에 엉거주춤 걸터앉게 되도 챔피언이 되기 위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재밌게 그려진 거위와 오리 모습을 보며 웃다가 혹시 나도 살아오면서 이런 모습이 있었겠구나 싶어 또 웃음이 나기도 한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하늘을 향해 배를 드러낸 채로 장시간 멈춰있던 거위와 오리를 우연히 본 여우는 “이게 웬 떡이야?”하면서 자루에 거위와 오리를 넣는다. 그래도 둘은 꼼작 않는다. 집에 도착한 여우가 둘을 꺼내 나란히 세워두고 솥에 물을 끓이고 갖은 야채를 넣고 펄펄 끓여도 요지부동이다. 거위를 먼저 요리하기로 마음먹은 여우가 거위를 들어도 미동도 없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솥 위로 거위를 들어 올리자 오리는 이젠 거위가 움직이겠지 생각하지만 움직임은 없다.

누가 이겼을까? 작가는 역시 독자를 배신하지 않는다. “자 넣는다!” 여우가 거위를 끓는 솥으로 넣으려던 순간 오리가 여우 꼬리와 입을 물어 위급상황에서 거위를 구출하고 사이좋게 여우가 끓여놓은 맛있는 야채스프를 먹는 장면으로 끝난다. 아마도 이 그림책을 보는 동심은 챔피언보다 친구를 구출하는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책은 묻히고, 연일 쏟아지는 비방과 조롱과 혐오의 거친 말이 오고가고, 언론은 그 거친 말들에 주목한다. 대선 링 위에 오른 선수들만이 아니라 경기를 바라보는 시민의 마음까지 멍들어가고 있다. 민주주의 꽃이 선거라는데 꽃을 피울 유권자는 피곤하다.

지혜는 지식 그 이상이다. 최고의 싸움닭은 자신이 최고라는 교만도, 상대방의 소리와 그림자에 쉽게 반응해도, 노려보는 눈초리가 너무 공격적이어도 안 되며, 아무리 소리 질러도 반응하지 않고 완전한 평정심을 찾은 목계와 같다는 장자의 교훈을 되새기면 좋겠다. 목계의 평정심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쟁프레임을 뛰어넘는 자, 위기 상황에서 거위를 살려내는 오리의 행동에 사람들은 위로와 위안을 받는다. 평화로운 공동체 형성을 위해서는 핵심인물이 중요하다. 핵심인물은 빵을 만들 때 넣는 이스트처럼 소량으로도 빵을 부풀게 하는 힘이 있다. 리더는 핵심인물이다. 목계처럼 의연하되, 공동체의 평화의 피를 돌게 할 얼음 꽁꽁 놀이의 대가 오리선생을 닮은 분, 근접한 분을 3월 9일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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