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세 기자

전철세 기자
전철세 기자

얼마 전 계룡시의회가 최헌묵 의원 발의로 본회의에 ‘일본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및 도쿄IOC 올림픽지도 독도표기 규탄 결의안’을 상정했으나, 7명의 의원 가운데 군 출신 의원 3명이 반대와 기권표를 던졌다.

반대의 이유는 결의안 내용도 중요하지만 절차도 중요한데,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대의원들은 발의자인 최헌묵 의원이 의회 직원을 통해 결의안을 대신 서명토록 요구했고, 의원간담회 안건으로 조차 올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최헌묵 의원은 의원들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게 아니라서 직원을 통해 3일 전에 대신 서명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런 일이 있으면 서로 간 전화라도 한 통화 하면 끝날 일인 듯싶은데 이마저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일부러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소인배들이라면 무슨 시민의 맘을 대변하고 의원 배지를 달려고 애쓰는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이유야 어찌됐든 7명의 의원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 2명(윤차원·허남영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1명(박춘엽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이들은 시민들의 대변자로 자처하는 공인인 만큼 시민들의 뜻이 그러하기에 반대하고 기권표를 던졌다는 것인가. 아니면 개인적인 감정이 앞서 반대한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일본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및 도쿄IOC 올림픽지도 독도표기 규탄 결의안을 정말로 부정했다는 속내는 아닐까 의구심마저 든다.

어떤 소신인지는 자신들만 알겠지만 두 명의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당당하게 두 손을 번쩍 들어 반대를 표했고, 한 명의 의원은 아예 기권표를 던졌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절차가 잘못됐으면 절차를 꼬집고 잘못을 지적해 재 상정토록 하면 되는데, 시의회 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절차상에도 잘못된 게 없다고 한다. 한마디로 반대를 위한 반대의 극치를 보여준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3명은 모두 군 출신들이다.

수십 년을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보니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잊은 것인지, 아니면 세계평화를 위해서 일본 편까지 들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처사다.

기자도 군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주요 작전에 참가할 적엔 손톱·발톱 깎고 유서를 써 관물대에 남겨놓고 출동하곤 했다. 이처럼 대다수 직업군인들은 나라의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하는 이유로 군 생활 중에 많게는 수십 번의 이사를 반복하면서도 가정과 자녀교육은 포기 아닌 포기를 하면서 생활한다. 그런 이유들로 인해 국가에서는 퇴직 후 수백만 원의 연금을 받도록 하고 훈장을 주고 국가유공자로 등록해 자녀특례입학, 보훈병원 진료혜택 등의 예우를 하는 것이다.

이토록 신성한 군 생활을 직업으로 갖고 생활했던 분들이 무엇이 그리 화가 난다고 반대표를 던진 걸까? 공인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독도를 일본에 팔아먹어도 된다는 말인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밖에 더는 해줄 말도 없다.

기자도 계룡에 주소를 둔 지역신문 기자이기에 기사를 쓰면서도 계룡시의 이익에 반하지는 않는지 되뇌면서 기사를 쓰곤 한다. 은근히 계룡시를 ‘국방의 수도’라는 표현으로 자랑스레 쓰곤 한다.

군 생활한 분들은 잘 알겠지만 계룡대에 근무하는 군인들은 대부분 최고의 군사 전문가들이 선발돼 근무하는 곳이다. 그런 계룡대가 우리 계룡시에 있음이 자랑스럽고 이분들이 편안하게 이곳에서 근무한 후 많이들 정주했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

특히 군 출신 가운데는 시장이나 의원 등의 정치인이 돼 지역봉사에 참여하려는 분들도 더러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이들은 대부분 나라를 사랑하는 국가관이 뚜렷하고 행정, 조직관리 등 검증받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연금생활자로 안주하지 말고 제2의 삶은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계각층에서 보다 많은 참여를 통해 지역민과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갔으면 한다.

하지만 위의 의원들처럼 자신의 의사결정이 공과 사,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대의인지, 소인배 행동인지 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여전히 자신의 안위에만 관심이 있는 선택이라면 어서 빨리 은퇴하고 고향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지난 현충일 몇몇 기자들과 함께 대전국립현충원을 찾았다.

대통령 묘역, 장군묘역, 장교묘역, 사병묘역 등으로 구분되며, ‘죽어서도 서열 있는 국립묘지’라는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국립묘지도 이제는 많이 변해가고 있다. 이처럼 생을 마치고 들어가는 곳도 변화하는 시대인데, 살아있는 제대군인들이 정치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변해야만 하는지 돌아볼 일이다.

내 전우들과 함께 일반 묘역에 묻히게 해달라던 채명신 장군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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