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세 기자

전철세 기자
전철세 기자

‘노쇼(no-show)’는 ‘예약 부도’라는 말로 “외식업, 여행, 항공, 호텔, 공연 등에서 고객이 예약을 하고 예약취소를 하지 않은 채 예약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의미가 함축된 ‘노쇼 백신’이란 용어는 “백신을 맞기로 예약한 사람이 몸 상태가 좋지 않는 등의 이유로 예약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잔여 백신이 발생되자 정부가 고육책으로 사전에 예비접종 예약자를 받아 잔여 물량에 대한 백신접종을 허용토록 한 것을 말한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상온에 6시간 이상 둘 수 없어 개봉당일에만 사용해야 하고 한 병당 10명 분량의 백신이 들어 있기에 백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노쇼 백신에 대한 예비 접종의 중요성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접종 대상자가 맞지 않은 노쇼 백신을 사전에 예비접종 예약을 하도록 했고 실제 지난 1일 기준 4만여 명이 노쇼 백신을 활용해 1차 접종을 마쳤다고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두 차례 접종을 모두 받고 면역형성 기간(2주일)이 지나면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해외에 다녀왔을 때 자가 격리가 면제되는 등의 이점을 노리고 새치기 접종, 일명 ‘지인 찬스’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결국 정부는 백신 예약자가 10명일 때만 개봉하고 그 중 적어도 7명은 반드시 우선접종 대상자가 맞고 예비접종은 최대 3명까지 허용하는 ‘노쇼 접종’ 기준을 별도로 정하기에 이르렀다.

또 일일이 지정병원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지 않고도 예약이 가능한 앱을 만들어 여기에 의료기관은 남는 백신을 등록하고, 또 사전 희망자는 이 앱을 통해 남는 백신이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서 매칭해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 중에 있다.

이와 관련, 계룡시 예방접종센터는 7일 현재 정부지침에 따라 70세 이상 어르신과 노인시설 이용 입소자 및 종사자에 대한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일 건강상태 등으로 인한 접종 연기 및 접종 미 이행 등으로 인해 당일 미 접종자가 발생하거나 접종 종료 후 백신 잔량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노쇼 백신에 대한 예비명단 대상자도 기준에 맞게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

시 보건소에 따르면 예비명단 우선순위는 ①미 접종자가 발생한 읍면동의 접종 대상 어르신 ②센터 인근 읍면동의 접종 대상 어르신 ③기관(센터) 내 근무자, 당일 센터 예방접종 지원 인력(이·통·반장, 자원봉사자 등) 순이다.

특히 이들 예비 명단자 가운데는 지역주민과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며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이·통·반장도 포함됐는데, 아주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확인해 본 결과 80여 명 가운데 32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 예비명단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우문우답(愚問愚答)같은 예기지만 노모가 홀로 시골 마을에서 사신 적이 있는데 시골 마을에는 7순이 넘은 마을 이장님이 계셨다. 당시 마을 이장님의 하루 일과는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집집마다 방문해 밤새 어르신들이 돌아가신 분은 없는지 돌아보는 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노모를 홀로 둔 자식 입장에서 얼마나 고맙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이처럼 지역민들과 가장 밀접한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이·통·반장을 예비명단에 우선순위로 올린 것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가는 곳마다 “백신 맞아야 되나?”라는 말들을 자주 듣게 된다. 혈전이상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다. 필자 역시 주사 맞는 자체를 싫어하다보니 독감주사 한 번 맞지 않았던 터라 꼭 맞아야 하나 싶기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노쇼 백신을 맞았다는 한 50대 부부가 자신들의 블로그에 올린 후기 글을 본 후 이미 마음의 결심을 한 상태다.

“노쇼 백신을 맞고 나니 나로 인해 다른 이에게 전파되지 않는다는 게 큰 위로가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마스크 없는 세상을 물려줘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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