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계룡금암‧꽁꽁짱‧눈팅족’ 등 익명으로 민원신청…악용 ‘여지’

한 민원인이 계룡시민원소통방 밴드에 안전사고 위험이 큰 인도를 발견하고 응급조치를 취한 후 현장사진과 함께 생활불편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캡처 화면
한 민원인이 계룡시민원소통방 밴드에 안전사고 위험이 큰 인도를 발견하고 응급조치를 취한 후 현장사진과 함께 생활불편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캡처 화면

누룽지‧계룡금암‧꽁꽁짱‧눈팅족’ 등 익명으로 민원신청…악용 ‘여지’

시, 실명제 전환 권고·지속적인 모니터링… 향후 실명제 정착 유도

계룡시가 시민소통창구로 운영 중인 SNS ‘계룡시민원소통방’ 밴드가 익명으로 올린 민원으로 말미암아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까지 발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 2018년 8월부터 SNS 활용을 통한 민원소통창구 다양화와 시민의 시정 참여 기회 확대 등을 위해 시 공식 밴드인 ‘계룡시 민원소통방’을 개설, 운영해 오고 있다.

민원소통방은 ‘계룡시민원소통방’ 밴드에 가입하면 별도의 본인 확인 단계를 거치지 않고 누구나 글쓰기가 가능함에 따라, 접수된 민원은 모든 시민이 볼 수 있어 정보 공유 및 중복민원 방지로 인한 민원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일부 민원인들이 익명으로 가입해 명의도용 우려 및 민원과 무관한 출처불명의 글들을 다수 올리는 등 민원의 신뢰성 자체에 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 모(60·자영업)씨는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페이스북, 밴드 등 SNS를 활용한 방법으로 다양한 민원소통창구를 열어놓은 것은 아주 잘한 일이지만 공식민원이라면 적어도 기본적인 신분확인이 전제돼야 보다 정확한 민원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민원소통방에 들어가 보면 ‘엄사리민, gogo, 누룽지, 계룡금암, 새벽녘, 잘하자, 꽁꽁짱, 눈팅족’ 등의 익명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댓글을 달고 있고, 또 시는 이를 정식민원으로 간주하고 해당 부서에 통보하고 해당 부서는 민원조치 결과를 다시 댓글로 올리고 있다. 시청 공식민원방이 무슨 장난을 하는 공간도 아니고 참으로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제기한 민원 가운데는 세금을 투입하는 사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익명을 가장해 사업을 따내기 위해 일부러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며 “여기저기 익명으로 계룡시 제초작업, 나무 절단, 환경문제 등의 민원을 제기하면서 뒤로는 제초사업 등을 따내는 사례까지 발생한다는데 이는 시의 신뢰행정과도 직결되는 것”이라며 실명제 전환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소통창구로 활성화되고 있는 계룡시민원소통방이 익명 가입자들로 인해 일부 부작용이 발생해 현재 실명제 전환을 권고하고 있는 상태”라며 “시민들과의 다양한 소통 차원에서 익명 가입자의 강제 탈퇴 조치는 보류하고 있지만 향후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 시 실명제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시민 편의 증진과 시민만족 서비스 제공 등을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시민들의 불편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한편 시 공식 밴드인 계룡시민원소통방은 14일 현재 1,500여 명의 계룡시민이 가입돼 있어 실명제만 정착된다면 시민들의 신속한 민원창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철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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