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세 기자
  전철세 기자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세상이 하도 시끄럽다보니 동면하던 개구리도 놀라 깨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청정 계룡시도 지난 21일 계룡대로 파견 온 공군 간부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초비상이 걸렸다. 확진자는 대전역에서 202번 버스를 탔고, 계룡역에 도착해 군부대로 들어가 머무르면서 계룡 관내 식당 여러 곳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시는 24시간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지역방역 및 주요시설 휴관 등 각종 대응책을 내놓으며 지역사회 확산 방지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시는 확진자가 방문했던 식당 등은 영업중단 조치와 함께 방역소독, 접촉자 격리 등의 조치를 한 뒤 24일부터 정상 운영토록 하고 시공무원들이 나서 이곳을 이용하는 운동을 펼치는 등 지역민들의 영업 피해 최소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소독 이후 바이러스는 소독 당일 사멸하나, 소독제 사용에 따른 위해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 이용시설은 하루 동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숙주에서 떨어지면 사멸(죽어 없어짐)하고, 침 같은 분비물에서 최대 2시간 동안 생존했다가 사멸한다. 침대, 테이블, 문고리 등의 환경에서는 수 일 동안 살 수 있으나, 그런 환경에 있는 바이러스가 증상을 발현시킬 수 있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고 한다.

이와 같이 확진자가 방문한 식당들은 철저한 소독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25일 찾은 H식당은 썰렁 그 자체였다.

이에 기자는 식당 사장에게 현 상황을 질문하려던 계획을 접고 말없이 일행과 자리에 앉아 음식을 시키고 앉아 있는 터에 계룡시청으로부터 재난 안전문자가 도착했다.

“계룡시 확진자 방문식당 24일 영업 개시, 철저한 방역소독으로 감염 걱정 없이 이용해 주시고 대구·경북 방문 및 외부행사 자제 등 예방수칙 준수 바랍니다.”

재난문자는 모든 시민들에게 동시에 전파되는 이유로 이를 본 계룡에 사는 한 친구도 곧바로 기자에게 아래와 같은 문자를 보내왔다.

“친구가 운영하는 H식당이 소독을 끝내고 24일부터 영업을 개시했다는데 이번 주 내로 한번 가서 힘을 보태주는 것이 어떨까 싶어 문자합니다. 일정 맞춰봅시다.”라는 문구였다.

또 조금 지났는데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용인즉 계룡시는 그동안 확진자 동선, 관내 시설 방역 및 시설 휴관 여부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것들은 즉각적인 전파와 함께 선제적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기껏 확진자가 방문했던 식당을 이용하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항의성 제보 내용이었다.

이에 기자는 더는 할 말이 없어 시청 홈페이지 안내와 함께 친구의 문자를 지인에게 재전송해줬고,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참 행렬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봤다.

대구·경북 민들을 돕기 위해 내려가는 구급차 행렬, 밤을 지새우며 고군분투하다 구석진 자리에서 쪽잠을 자고 있는 한 의료인의 모습,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메마른 입술, 그리고 오버랩 되는 김병년 안전총괄과장의 모습, 최일선에서 맡은바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소독반원 등을 포함한 임채희 보건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모습….

또,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느라 자가 격리 조치된 대구병원 인턴들의 ‘증상이 없으니 환자들을 돌보게 병원으로 복귀시켜주세요’라고 말하던 모습들, 대구·경북지역 의료 자원봉사에 나선 수백 명의 의료진들, 각종 구호품을 지원하는 각 단체와 기업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하면서 찾는 손님이 거의 없어 애태우는 H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고 가는 계룡시 공무원들의 고마운 모습과 불쑥 나타나 저녁을 먹고 간 김미경 前시의원 부부의 모습이 새삼 오버랩 된다.

이처럼 우리 계룡시도 서로 합심한다면 코로나19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머지않아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이다. 어서 빨리 계룡에도 봄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