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장, ‘취재기자 업무방해’ 들어 경찰 출동 요청…취재 불허

 
 

“입주민은 봉인가? 야간근무자 경비 외 단 한 명도 없는 아파트. 규정에도 없는 식대비(10만 원) 매월 관리소장 지급. 2020급여 7% 인상(15만 7,500원) 무슨 근거로 인상했을까! 동 대표는 관리소장에게 끌려 다니는 ㅇㅇㄱ 인가요?”, “(관리소장+경리)겸무 조건으로 월 30만 원 인상 경리신규채용하고 그것도 부족해 기본급 7% 인상 동 대표는 관리소장에게 끌려 다니지 말고 해결책을 강구하라.”

15일 취재차 방문한 계룡시 금암동 A아파트 입구에 내걸린 현수막 내용이다.

한 주민이 이 현수막을 아파트단지와 입구에 내걸자 입주자대표회의가 나서 아파트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이를 게재한 주민을 고소한 사건에 대한 취재 차 방문한 기자에게 A아파트관리소장은 다짜고짜 업무를 방해한다며 경찰을 부르고 취재를 가로막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당시 현장을 찾은 기자는 아파트 경리직원 안내에 따라 관리소장실 소파에 앉아 대기하던 중 소장이 들어오자 인사를 건네며 찾아온 이유를 설명하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소장은 느닷없이 “주인 없는 방에 누구 허락받고 들어왔느냐”며 따져 물으며 “여기는 내 집무실이니까 나가세요. 주민도 아닌데 오셔가지고 업무 방해하고 계신데요. 나가라고요. 경찰 부를까요?”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담당기자는 “소장님이 하실 말씀이 없으시다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듣고 싶으니 연락을 해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소장은 공문을 작성해 정식 민원을 요청하라며 취재를 거부했다.

잠시 후 논산경찰 계룡지구대 경찰관 2명이 출동해 당시 상황 설명을 듣고 중재를 요청, 취재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이 아파트는 6동 274세대 규모로 공동주택관리법과 아파트 관리규정에 의거 동 대표 4명으로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 운영하면서 청소관리 용역은 A회사에 위탁(직원3명, 경비 4명, 청소 2명) 운영하고 있다.

또 아파트 공용관리비는 지난해 말 기준 총 2,447만 원으로 주거전용면적 기준 1,093원/㎡으로 나타났고, 이는 금암동 공동주택 가운데 가장 높은 단가다. 지난 2015년 900원/㎡이었던 이 아파트 관리비 개인부담 수준은 2018년 1,051원/㎡, 2019년 1,090원/㎡ 수준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금암동 지역 나머지 3곳의 공동주택 관리비 단가는 M아파트 913원/㎡, N아파트 782원/㎡, W아파트는 677원/㎡ 등의 순이다.

또 임금 인상과 관련, 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올해 임금 인상률이 7%로 최저임금 인상률 2.8%보다 2.4배나 인상된 데 비해 시설팀장은 5%, 관리직원은 2.8%로 차등 인상했으나 자세한 내역은 주민자치위원위와 관리소장의 취재 불허로 확인이 불가한 상태였다.

아울러 관리소장에게는 지난 2018년부터 10만 원의 식대비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계룡 관내 공동주택의 경우도 월급에 포함해 7만~10만 원을 지원하는 곳이 있고, 일부 아파트의 경우는 아예 지원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관리소장이 경리를 겸무한다고 30만 원을 지원했는데, 다시 경리직원을 채용했으면 당연히 30만 원을 줄여야 한다는 다수 주민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 아파트 내에 현수막을 내걸고 소송 중인 주민 K씨는 “우리 아파트는 인근 아파트보다 절반도 안 되는 계룡에서 가장 작은 단지 가운데 하나인데 관리비는 금암동 지역 다른 아파트보다 높아 부득불 인건비를 줄이고자 노력했는데 어느 순간 주민들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현수막을 내걸고 주민에게 이를 알렸는데 고소까지 당한 처지에 놓였다”며, 특히 “얼마 전에는 밤에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는데 응급 처치할 영선직원은 해직하고 경리직원을 새로 뽑아 대처를 하지 못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아파트인지 안타깝기만 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K씨는 “지난해 6월경까지는 현재 관리소장실이 있는 공간에서 소장과 직원들이 함께 근무했는데 어느 날 가보니 직원들은 냉·난방시설도 없는 복도로 옮기고 소장실을 별도로 만들었다”며 “직원들은 바로 인근에 화장실까지 있는 복도에서 근무하게 하면서 자신은 혼자 사무실을 쓰고 기자에게 집무실이라며 업무 방해한다고 경찰까지 불렀다는 말을 들으니 더 이상 대꾸할 가치가 없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아파트는 관리직원들의 휴게 공간도 지난해 중순경부터 철거돼 현재까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아파트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회장은 수차례 취재 요청에도 일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전철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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