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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로의 달조규옥(계룡시 두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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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2  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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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옥 수필가

요즈음 길을 가다보면 공원이나 정자 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노인들과 자주 마주친다. 그 분들에게 “노인정에 가시면 편하게 쉴 수 있을 텐데…”하고 권유하면 “거기에 가고 싶어도 텃세를 해서 갈 수가 없다”는 의외의 반응이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기존 경로당 노인들이 자체적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회원이 아니면 끼워주지 않을 뿐더러 눈치를 주는 바람에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식 지정한 경로당에 지원되는 예산이나 지원 품 등이 투명하게 집행되는지 의문이 가는 부분이다. 소위 기득권을 주장하는 일부 노인들이 경로당을 사유 공간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그 부류에 끼이지 못하는 노인들은 자연스레 따돌림을 당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노인(老人)’에 대한 사전적 풀이는 ‘평균 수명에 이르렀거나 그 이상을 사는 사람으로 인생의 마지막 과정(end of human life cycle)이다. 어르신이라고도 부르나, 그 외에도 늙은이, 고령자(高齡者), 시니어, 실버 등으로 교체해서 사용하기도 한다.’로 설명되어 있다.

그렇다면 인생의 황혼기를 살면서 가지려는 것보다 버리고 정리해 가는 자세와 함께 한평생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삶을 되돌아보면서 여유로운 마음과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를 지녀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정민 교수(한양대)의 훼인칠단(毁人七端)이라는 기고문을 읽은 적이 있다. 『남을 베고 찌르는 말이 난무한다. 각지고 살벌하다. 옳고 그름을 떠나 언어의 품위가 어쩌다 이렇게 땅에 떨어졌나 싶다. '칠극(七克)'권 6의 '남을 해치는 말을 경계함(戒讒言)'조를 읽어 본다. "남을 헐뜯는 데 일곱 가지 단서가 있다. 까닭 없이 남의 가려진 잘못을 드러내는 것이 첫째다. 듣기 좋아하는 것이 둘째다. 까닭 없이 전하고, 전하면서 부풀리는 것이 셋째다. 거짓으로 증거 대는 것이 넷째다. 몰래 한 선행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다섯째다. 드러난 선행을 깎아 없애는 것이 여섯째다. 선을 악이라 하는 것이 일곱째다. 그 해로움은 모두 같다(人有七端).』

위의 글이 마음에 와 닿았던 이유는 최근 경로당뿐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잠재적 폭력행위가 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데서 오는 불협화음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평범한 날, 우연히 길을 가다 마주친 노인들을 보았던 것인데, 갑자기 왜? 이 글이 떠올려진 것일까. 그 동안 주변에서 ‘노인정’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려올 때마다 ‘설마!’하며 일축 해왔지만 내 자신 ’나이 듦’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왕따 문제’가 청소년들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연령층을 비롯하여 노인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다시 말해서 힘도 점점 약해지고 살아갈 날도 많지 않아 서로 동병상련하며 살아야 하는 노인들인데도 불구하고, “좀 부족한 부분이 있거나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여지없이 무시하고 왕따를 시키는 풍토가 만연하고 있다는 현실이 무섭다.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며, 대한민국의 법정 기념일이다. 이에 따라 10월을 ‘경로의 달’로 지정 해놓았다. 해마다 치러지는 각종 행사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잠재적 폭력 사태가 우리 아름다운 계룡에서 만큼은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경로당’이 모든 노인들의 편안한 쉼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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