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관계 악화 따라 계룡·엄사도서관 하반기 시민강좌 잠정 폐강

 
 

대일관계 악화 따라 계룡·엄사도서관 하반기 시민강좌 잠정 폐강

시민들, ‘극일 위한 배움 별개’ & ‘일본도서 회수해라’ 의견 분분

계룡시가 최근 대일관계 악화를 이유로 계룡·엄사공공도서관에서 시민강좌로 진행해온 일본어 하반기 강좌를 잠정 폐강키로 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시에 따르면 그동안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하반기별로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외국어로 여행 일본어, 영어, 중국어 회화 등의 강좌를 진행해 왔다.

시는 그러나 최근 대일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안가기 운동 등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자 일부 민원인들이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여행 일본어’ 강좌도 일본여행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며 여론이 일자 내부 검토 끝에 지난 8일 일본어 강좌를 잠정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최근 민원이 제기돼 일본어 강좌 이름을 ‘여행’을 뺀 ‘일본어 회화’로 바꿔 추진하려 했는데 이마저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 잠정폐강을 결정했다”며 “학문적 연구는 별개로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정서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향후 추이를 보고 재 개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계룡시민 A씨는 “일본정부의 수출규제에 맞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미국이나 중국과 사이가 나빠지면 영어 중국어 공부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비약된 것이다. 어학공부까지 막는다는 것은 너무 앞선 것 같다”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데 극일을 위한 학문적 공부나 연구는 계속하되 이번 기회에 도서관에서도 잃어버린 우리 역사와 민족적 자존심을 되찾는 시민강좌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민 B씨는 “해마다 미국 등 해외에 수십 만 대가 팔리는 우리나라 H자동차를 일본인들은 한해 5대를 구매해 결국은 일본에서 철수했다”며 “이번 기회에 연구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본도서까지도 모두 모아 도서관 앞에서 이를 불태우는 이벤트를 벌여 시민의식을 일깨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철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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