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조작보다 더한 총체적 부실 행감… 시민들, ‘행감 다시 하라’ 비난

 
 

수질조작보다 더한 총체적 부실 행감… 시민들, ‘행감 다시 하라’ 비난

시의원들, 수질조작 후속조치 미흡 지적 ‥ 담당소장 불성실 답변 논란

지난해 수질측정기기 조작과 공무원 뇌물 수수 구속 등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킨 계룡시 상하수도사업소의 수질조작 실태가 시의회 행감을 통해 또 한 번 후폭풍을 일으키며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20일 계룡시상하수도사업소에 대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수질관리 위탁업체 관리소장이 증인 참석을 요구받고도 건강이 안 좋다는 이유의 불참, 최헌묵 행감위원장과 윤재은 의원의 중도 퇴장 및 행감 중 퇴근, 상하수도사업소장의 업무 미숙지로 인한 불성실한 답변, 윤차원 의원의 장시간 반복 질의 등으로 밤 10시가 넘도록 파행이 됐다.

이날 오후 1시 30분에 속개된 상하수도사업소에 대한 행감은 수질조작사건의 후속 조치를 확인하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된 현장소장이 몸이 아프다는 사유서를 내고 증인 출석을 하지 않자 ‘의도성이 다분하다’며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청환·윤차원 의원은 “무책임하게 출석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해당 업체를 관리 감독하는 상하수도사업소장도 이 같은 내용을 오늘 처음 들었다는데 말이 됩니까? 자신에게 맡겨진 업체 대동하고 선서하고 행감을 받아야는데 이 내용을 모른다는 것은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다. 의회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오기 싫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행감 결과보고서 채택 시 규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고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하자, 위원장은 “오늘 불출석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돼 과태료 부과 처분을 집행부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어진 의사발언에서도 상하수도 수질관리 및 수질조작 후속 조치 미흡 등을 놓고 의원들의 집중질의가 이어졌다.

이청환 의원은 “인천 빨간 수돗물 사건 알고 계시죠? 계룡시에 이런 일 없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서 질의한다”며 “신도안면 노후 상수관로 교체 계획은 연두순방 때 지적된 사항이다. 아이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이 물을 어떻게 생활용수로 쓸 수 있겠느냐는 주민들의 불신이 팽배해 있다. 계룡대 관할 지역이라고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에 소장은 “계룡대 내 노후 하수관거는 반기별로 점검을 하는데 일부 녹물이 많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어 관계자와 협의하고 있다. 계룡대 영내 일부 시설에 대해 153억 원을 투입, 오는 2022년까지 조치하겠다는 계획서를 계룡대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답변했다

이어 수질조작사건과 관련, 윤차원 의원은 “수질조작 건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은 처리해라. 손해배상은 확인되지 않아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데, 수질조작을 하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누가 수긍하겠는가”고 했다.

또 “계약해지 통보는 지난 5월 달랑 공문 한 장 보냈다. 한 마디로 쇼하고 있다. 향후 인수해 운영할 협력업체는 정하지도 않고 무책임하게 후속조치를 취했다”며 “적어도 3월에 업체를 공모해서 업체선정하고 5월에는 계약하고 6월 한 달 정도는 인수인계를 받은 후 나갈 업체는 내보내고 7월부터 정상 운행해야 맞는 행정 절차 아니냐? 면피성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윤 의원은 “수질조작 업체인 TSK와 SM엔지니어링이 70:30의 지분을 갖고 있어 상하수도사업소에 한 명의 직원도 없는 SM엔지니어링에 연간 9억 원씩, 매월 7,500만 원 정도를 아직도 지원해주고 있다. 대단히 잘못됐다. 일을 했다고 증명서 발급받은 적 있느냐?. 아무도 일을 하지 않았다”며 의문을 제기하자, 담당소장은 “법적인 문제라 현재는 답변이 어렵다. 법적인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행정심판과 가처분신청이 끝날 때가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식의 발언을 계속하자 다시 설전이 벌어졌다.

이처럼 동일한 질의응답이 계속 반복되자 윤재은 의원은 자리를 떴고, 또 이를 제지하던 최헌묵 행감위원장도 갑자기 ‘몸이 아프다’며 간사인 강웅규 의원에게 의사봉을 넘겨 느닷없이 위원장이 교체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어 계속된 행감에서 허남영· 윤차원 의원은 “지난 12일 상하수도사업소 현장 방문했을 때 TSK소장에게 지난 9일 35MM쯤 비가 내렸는데 물이 넘치지 않았느냐”고 하자, 소장은 ‘넘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우수가 넘친 것을 의원들이 확인했다”며 “물이 넘칠 때마다 시에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자료를 제출해 달라. 민간업체 직원 무단방류로 수질조작하고 공무원 뇌물 수수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겨우 35mm 왔는데 넘쳐서 방류가 된 것은 불법이고 잘못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소는 관리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강웅규 의원은 “조만간 장마가 시작된다. 10일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대책 강구가 필요한데 현재 직원들을 교체하면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고 질의했다.

이와 함께 의원들은 계룡시가 TSK와 SM엔지니어링간 체결한 계약서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다가 후속 조치도 미온적으로 하고 있다며 시의 안일한 행정을 거듭 비난했다.

이청환 의원은 “공공하수처리장을 현재 직원으로 운영이 안 되느냐? 위탁업체가 빠져나가도 가능하지 않느냐? 최악의 경우 두 업체 다 나가도 운영 방법은 갖고 있어야 한다”며 “협약서 제1장 총칙으로부터 목적 등을 보면 운영 대행에 있어 관리대행업자는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한다고 협약서에 이대로 따르겠다는 도장을 찍었다. TSK가 불법을 저지르고 계룡 이미지를 먹칠했는데 보상 문제도 미온적이다. 운영관리비(노무비, 복리후생비 등) 내역서를 제출해 달라”고 했다.

윤차원 의원은 “계약서조차 엉터리다. SM엔지니어링이 명의만 들어와 있었다면 계약서를 위반한 것이다. 기술용역계약서를 만들어 놓았는데 참 이상한 걸 다 만들어 놓고 질질 끌려 다니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공동 표준협정서를 살펴보니 2012년 12월 14일로 돼 있다. 2015년도 계약했는데 2012년도 것이 붙여 있고, 게다가 업체 명도 주식회사 크린월드로 돼 있다. 계룡시가 그만큼 행정에 불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체를 인정해줄 수 없다. 부정당한 업체다”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의원들은 직원승계 문제 등을 제기하며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세심한 상하수도사업소의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담당소장은 원론적인 답변을 계속했고, 윤차원 의원은 고성으로 이를 제지하며 자신의 주장을 계속하다 급기야는 시장 출석을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시장이 출타 중이어서 부시장 출석이 결정되면서 부시장이 오후 9시경 감사장에 도착해 감사가 재개됐고 밤 10시 8분이 돼서야 감사가 종료됐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행감위원장이 몸이 아프다며 간사에게 의사봉을 맡기고 퇴근하고, 한 의원은 무엇이 그리 급한지 자기 할 말만 하고 퇴장하고, 담당소장은 행감자료에 나와 있는 기본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행감장에 들어와 어정쩡한 답변만 계속 하고, 또 한 의원은 수 시간을 반복 질의에다 고성을 지르는 등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행태의 행감이 진행됐다. 수질조작보다 더한 총체적 부실 행감이다. 행감 다시 하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2019년도 계룡시의회 행정사무감사결과보고서는 25일 제136회 계롱시의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최종 채택된다.

/전철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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