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속개시간 잘못 알고 의원 간 고성‧설전 공방…행감 얼룩

 
 

회의 속개시간 잘못 알고 의원 간 고성‧설전 공방…행감 얼룩

시민들, ‘낮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시의원’ … 이구동성 ‘비난’

18일 오후 열릴 예정이었던 건설교통과에 대한 계룡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식사시간 연장 후 속개 여부를 두고 시의원 간 고성과 설전이 오가는 등 파행됐다.

이날 의원들 간 설전은 오전 10시부터 열린 농림과 소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지연되면서 오후 1시 20분께 종료돼 최헌묵 위원장이 오후 2시 30분에 회의를 속개하겠다며 오전 행감을 마친 것이 화근이 됐다.

사실 최 위원장의 회의 속개 발언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한 것이어서 가까이에 있는 전문위원과 속기사, 일부 의원들만 인지했고, 이를 인지하지 못한 의원들은 의례적으로 1시간 30분 후인 오후 3시 회의를 속개할 것으로 여겨 점심식사 후 오후 2시 20분경 각 의원사무실로 복귀, 개인 용무를 보았던 것-.

이 사실을 모른 최헌묵 위원장은 오후 회의 속개를 위해 2시 30분 회의장을 찾았으나 이청환·윤재은 의원만이 자리에 있었고 윤차원·허남영·강웅규 의원 등 3명은 각자 의원실에서 개인 용무를 보고 있는 터였다. 이에 최 위원장은 10분을 늦춘 2시 40분에 회의 속개 의사를 밝히고, 의회사무팀장을 통해 의원들에게 변경된 회의시간을 알리도록 했다.

최 위원장은 오후 2시 40분이 돼서도 다른 의원들이 나타나지 않자 윤재은·이청환 의원 등 2명만으로 건설교통과에 대한 행감을 선언, 업무보고 청취에 들어갔다.

오후 3시가 돼서야 윤차원 의원 등 의원 3명이 행감장에 들어섰고, 윤차원 의원은 의사발언 질의를 통해 “오전 농림과 소관 행정사무감사가 오후 1시 25분에 끝났다. 식사시간은 통상적으로 1시간 30분을 지켰기에 오후 3시에 하자고 제안했다. 행정사무감사도 하지만 하반기 업무계획 보고도 받는 시간이다. 2명의 의원만 참석해 행감을 진행하고 있다. 의사팀장 문제없습니까?”고 고성을 지르며 이의를 제기했고, 이에 최헌묵 위원장은 의사팀장에게 발언대로 나와 회의 규정을 설명토록 요구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이 이뤄지지 못하자 급기야 10분간 정회를 선언하며 책임 있는 과장이 직접 나와 설명토록 요구했다.

이어 10분간 정회 후 오후 3시 22분 회의가 재개됐지만 윤차원 의원과 최헌묵 위원장 간 설전은 계속됐다.

윤차원 의원은 “회의시간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 되겠느냐. 식사 후 오후 2시 25분에 도착했다. 그래서 3시에 하자고 했다. 의원들이 위원장 부하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최헌묵 위원장은 “속기록에 나와 있을 것이다. 오전 회의 끝나고 나서 2시 30분에 하겠다고 예기했잖아요. 위원장은 규정대로 절차대로 했어요. 10분간 기다리다 2시 40분에 행감을 속개했어요. 의사팀장 40분에 개회한다고 전달하지 안 않나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3시 45분쯤 의회과장이 행감장에 출석, “행감 속개는 계룡시의회 회의 규칙 제58조(위원회의 의사·의결정족수)에 의거, ‘재적위원 3분의 1이상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조항을 적용한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음”을 설명했다.

 공개 사과 장면
 공개 사과 장면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윤차원 의원은 큰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윤차원 의원은 “행감은 각 부서별로 하반기 추진계획을 보고하는 성격도 있다. 위원장 혼자서 다 정해가지고 하는 것인가요? 그게 상식적으로 맞는 건가요”라고 큰소리로 이의를 제기하자, 최헌묵 위원장은 “의원님 지각하셨잖아요. 지각하는 학생이 뭐라고 하는 겁니까. 25분 늦게 오셨쟎아요. 논리적으로 말씀하세요. 규정에 어긋났쟎아요.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의원이 상식이 먼저라니요”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허남영·강웅규 의원이 나서 “행감의 본질이 뭐예요. 그동안 행정절차를 잘 감사하라는 건데 위원장님께서는 위원들의 의견을 들어서 원만하게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경청해 달라”며 “소통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말하는 등 파행은 1시간 20분이나 계속되며 오후 3시 59분이 되어서야 종료됐다.

이외에도 계룡시의회 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 첫날인 6월 13일 오전 10시에도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자신들이 회의진행절차를 토의한다면서 행감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는 공무원 모두를 감사장에서 강제 퇴장시키며 행감을 일방적으로 지연시켰고, 행감 기간 중 의원들 간 회의진행 방식의 문제를 들어 공개석상에서 고성을 지르며 다툼을 벌이다, 두 번이나 정회를 선언하는 등 안하무인 태도를 보였었다.

이를 두고 한 시민은 “의원 서로 간 소통조차 안 되면서 어떻게 민의를 대변한다는 것이냐”며 “작금의 시 의회 행감을 보면 시민과 공무원들은 안중에도 없고 일부 의원들은 마치 자신들이 상전이라도 되는 양 시민과 공무원을 우습게 여기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낮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18일 오후 행감에 늦게 참석한 윤차원 허남영 강웅규 의원 등은 19일 행감 시작에 앞서 시민과 공무원 앞에 공개 사과했다.

/전철세 기자

저작권자 © 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