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 계룡예술의전당‥매화30점·매생이양식장 40점 전시

 
 

4월 12일 계룡예술의전당‥매화30점·매생이양식장 40점 전시

독창적 작품, 그림과 사진 경계 넘나드는 한 폭 수묵화 연상

얼핏 보면 그림 같기도 하고 자세히 보아야 사진인 줄 알게 되는 그림과 사진의 경계 위에 선 작품들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인 듯만 싶다.

사진인생 33년 중 근래 10년의 세월 동안 오직 고매(古梅)의 선비정신과 매생이 양식장을 통한 바다의 선율을 찾아다니며 카메라 앵글로 담아내며 마침내 전시회를 준비한 해담(海潭) 김연우 사진전이 계룡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사진작가들과 지역민들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작가들은 전시에 앞서 김 작가의 치열한 작가정신과 철학, 열정이 배어 있는 사진들을 바라보면서 이는 기존 사진전에서는 좀체 볼 수 없는 창의적이고 독보적인 예술작품이라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치 퇴계 이황의 매화시첩(梅花詩帖) 한 권을 한 폭의 수묵화로 옮겨 놓은 듯, 해담 김연우 사진작품들은 그림과 사진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김 작가의 사진전은 ‘고매의 숨결, 바다의 선율’을 주제로 오는 4월 12일부터 21일까지 계룡예술의전당 전시실(2층)에서 열리며 매창우견춘소식(梅窓又見春消息, 매화 핀 창가에서 봄소식을 다시 보니, 퇴계 매화시첩 中) 계룡에 따뜻한 봄소식을 전한다. 이번 사진전에는 고매화(古梅花) 30점, 바다 매생이 양식장 40점이 전시된다. (편집자 주)

 
 

◈고매(古梅)의 숨결

“내 전생은 밝은 달이었지, 몇 생애나 더 닦아야 매화가 될까(전신응시명월(前身應是明月) 기생수도매화(幾生修到梅花))” 퇴계 선생의 매화시첩(梅花詩帖)에 있는 시 한 편이다.

유언으로 “매화에 물을 주라”고 할 만큼 매화를 아꼈던 퇴계선생이 매화와 관련된 시를 모아 엮은 매화시첩(梅花詩帖) 한 권이 고스란히 사진에 담겨 따뜻한 봄소식으로 다시 태어난 듯만 싶다. 퇴계 선생의 도산월야영매(陶山月夜詠梅,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라는 시와 김 작가의 사진이 함께 투영된다.

독기산창야색한(獨倚山窓夜色寒)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이 차가운데

매소월상정단단(梅梢月上正團團) 매화나무 가지 끝엔 둥근 달이 오르네

불수경환미풍지(不須更喚微風至)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 불어오니

자유청향만원간(自有淸香滿院間) 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차네

김 작가의 전시될 작품들을 바라보면서 퇴계 선생의 매화시첩이 생각난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김 작가 역시 40여 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오직 공직생활을 천직으로 여기며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을 묵묵히 다하며 걸어왔기 때문인 듯싶다.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처럼 김 작가의 작품 사진 속에는 10여 년을 오로지 매화만을 찾아 전국방방곡곡을 찾아다닌 순수의 열정과 함께 지극히 맑고 그윽한 매화의 향기가 담겨져 있다.

작가노트를 통해 김 작가는 매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매화는 소나무, 대나무와 더불어 추운 겨울철 세 벗이라는 뜻으로 세한삼우(歲寒三友)라 일컬었으며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四君子)라 불렸다. 때문에 선비들은 나라에 대한 충정의 일념으로 매화의 고결한 기품과 고고한 자태를 닮고자 서원과 거처의 울안에 매화를 심어두고 의지로 삼지 않았나 싶다.

이런 선비들의 매화 사랑을 몸소 느껴보고자 선비들이 기거하던 고택, 종택, 서원 등과 오래된 사찰에 심어놓은 매화를 사진으로 담게 되었으며 이른바 고매(古梅)의 숨결을 통해 선비정신을 표현했다.

▲군자(君子)의 형상을 닮은 고목에서 느끼는 올곧은 선비의 모습 ▲고목의 가지마다 알맞게 핀 절제의 미덕 ▲하늘을 향해 치켜 올려 핀 매화의 기백 ▲단호하게 내려 그은 묵선에서 느끼는 선비의 절개 ▲굵은 가지의 한 송이 꽃에서 느끼는 일편단심의 마음 ▲매화의 힘찬 용틀임 끝에 핀 꽃의 위용 ▲활시위 당기듯 거침없는 곧고 굳은 마음 ▲서로 조금씩 비켜 핀 꽃에서 느끼는 단아한 선비의 기품

이 모든 것은 매화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선인들의 선비정신이 아닌가 한다.

 
 

◈ 바다의 선율(melody)

김 작가는 “누구나 바닷가에서는 여러 소리를 듣게 된다. 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소리, 그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찰싹거리는 소리, 갈매기 끼룩거리는 소리, 고깃배의 뱃고동 소리 등…그러나 마음속 깊이 전해오는 다양한 선율과 어부와 새들의 노래소리까지도 들어본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그의 작품에는 완도군 고금도 남쪽해안에는 씨줄날줄 엮어 만든 대나무발이 수면위로 드러나면 다양한 패턴의 어마어마한 매생이 양식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랜 기간 관조(觀照)하며 몰입하다 보니 양식장에 펼쳐진 패턴과 어부의 손길, 그리고 배의 움직임에 따라 아름다운 선율이 들리고 어부와 새들의 노래 소리가 마음속 깊이 전해 옴을 느끼게 된다. 그의 작품 속에는 바다의 선율이 흐르고 있다.

▲조용한 찻집에서의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 ▲방문 틈으로 흘러나오는 피아노의 선율 ▲오래전 초등학교 교실에서 들었던 선생님의 풍금 선율 ▲공연장에서 듣게 되는 장엄한 관현악단의 선율 ▲복고풍으로 장식된 레스토랑에 울려 퍼지는 바이올린 선율 ▲한복 입고 곱게 단장한 여인이 들려주는 청아한 가야금 선율 ▲가을밤 길거리 공연에서 맥주마시며 듣는 색소폰 선율 ▲신명나는 사물놀이의 조화로운 선율 ▲타악기 연주 뒤에 나지막하게 흘러나오는 대금의 선율

다양한 선율에 맞춰 흥겹게 부르는 어부와 새들의 합창소리가 들리는 이곳 매생이 양식장은 삶의 현실에서 쌓인 고민과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휴식처 같은 곳이다.

전시회를 한 달여 앞둔 김 작가는 “새봄을 알리는 매화 향기 속에 3월을 보내고 싱그러운 봄내음과 꽃들이 어우러진 4월에 사진전을 열게 됐다”며 “사진인생 33년 중 근래 10년은 오랜 세월 굴곡을 이겨낸 고매화(古梅花)의 숨결을 통해 선비정신을 표현하고, 남녘 겨울바다에 펼쳐진 매생이 양식장의 다양한 패턴에서 전해오는 아름다운 선율의 느낌을 사진으로 담았다. 이번 전시회를 사진인생의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해담(海潭) 김연우
  해담(海潭) 김연우

◈해담(海潭) 김연우( KIM YEON WOO )

▲약력 △前)한국사진작가협회 계룡지부장 역임(2009~2012) △現)한국사진작가협회 계룡지부 감사 △現)충청남도 사진대전 초대작가 △現)한국사진작가협회 충남지회 대의원 △現)충청남도 계룡시청 안전건설국장

▲수상 △지방행정 공무원 사진전 대상(1999년) △충청남도 사진대전 대상(2002년) △충청남도 사진대전 추천작가상(2009년) △ 충청남도 사진대전 초대작가상(2016년)

▲전시 △2001년 사진을 사랑하는 5인 사진전(서대전역 갤러리) △2002년 사진을 사랑하는 5인 사진전(대전 이공갤러리) △2018년 제5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부스전(서울 예술의전당) △2019년 개인전-바다의 선율, 고매의 숨결(계룡문화예술의전당)

▲연락처 (010-5437-0503, 사무실 042-840-2040)

/전철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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