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위상 높아지겠지만 행사후 적자로 성공한 예 없어

 
 

10일 오전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도청 브리핑룸에서 내년도 정부예산 6조원을 확보한 내용과 민선7기 공약실천계획을 차례로 발표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일 먼저 지난달 양 지사의 중국 방문 때 동행취재한 통신사 기자가 충남도에 파견된 중국인 공무원을 우리 측 통역으로 쓴 것을 문제 삼았다. 기자가 당시 통역이 아무리 중국어가 능통한 조선족이라고 해도 그는 명백히 중국인으로서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자 양 지사는 “그 분은 우리 공무원이나 다름없다”며 결코 문제 삼을 만한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또 도의회가 지사와 같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으로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입장인데도 내년도 예산을 190억 원이나 삭감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도지사가 밖으로만 신경 쓰는 동안 지방정치는 너무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원들과 충분히 교감하겠다. 이번에 도 예산안이 삭감된데 대해 집행부를 되돌아보고 내년에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답변했다.

양 지사는 이번 정부예산을 목표 이상 확보한데 대해 놀라운 성과라고 설명하면서도 서산비행장과 관련한 예산은 반영되지 않아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공항이 너무 많다고 보는 중앙정부의 회의적인 시각 때문이라며 전북의 새만금공항과 권역이 겹치고 충북의 청주공항도 살려야 한다는 논리에 밀린 것으로 분석했다.

외신에서 충남의 탈석탄동맹 가입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데 석탄화력발전소를 친환경발전소로 전환하는 사업의 주체가 한전임에도 이와 관련해 도가 국제컨퍼런스, 에너지센터, 논리개발 용역비 등의 명목으로 114억 원의 예산을 책정한 것은 과다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충지연 로컬충남 기자가 특히 그 중에서도 95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센터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묻자 양 지사는 예산의 과다편성 여부에 대해 살펴보겠다는 말로 짧게 답변했다.

양 지사는 보령화력발전소에 대해 “무려 34년이나 된 노후화된 시설을 아직도 가동하고 있어 당장이라도 멈추게 하고 싶지만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어서 촉구하고 전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충청권 4개 광역지자체가 유니버시아드와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는 문제에 대해 양 지사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양 지사는 “유니버시아드보다는 아시안게임이 더 파급력이 있는 행사로서 충청권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겠지만 예산이 많이 들고 행사를 치른 후에는 적자로 후유증을 앓는 예가 많았다”며 “체육전문가들을 비롯해 도민들의 의견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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