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노조, 시·군 행감 반대시위 침묵하는 ‘이유’

최근 충남도의회가 실시하려고 했던 시·군 행정사무감사를 반대하는 데 앞장선 공무원 조직으로 ‘전공노’가 언론에서 언급된 적이 있다. 전공노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약자다. 그러나 같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비슷한 성격을 가진 ‘공노총’이라는 노조도 있다. 공노총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의 약자다.

이번에 도의회가 행감 대상으로 삼았던 4개 시·군 공무원노조는 다 전공노가 아니다. 부여군과 보령시 공무원노조가 전공노에 속하고, 천안시와 서산시 공무원노조가 공노총에 속한다. 충남도청 공무원노조도 공노총이다.

전공노와 공노총은 2000년 2월 19일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발전연구회(전공연)로 발족하면서 같은 뿌리로 시작했으나 2001년 2월 3일 분열됐다. 공노총은 2002년 3월 16일, 전공노는 2002년 3월 23일 각기 창립됐다. 그 후 지금까지 공무원 사회를 양분하며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공노총은 충남에서 충남도청을 비롯해 천안시청, 아산시청, 서산시청, 홍성군청, 태안군청 등 6개 광역·기초자치단체노조가 가입했을 뿐, 나머지 공주시청, 계룡시청, 논산시청, 당진시청, 보령시청, 부여군청, 서천군청, 예산군청, 청양군청 등 9개 기초자치단체 공무원노조는 전공노다.

전공노는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 단체로 전국의 산별노조를 총망라한 거대 조직의 막강한 ‘빽’을 자랑한다. 그러나 공노총은 민주노총도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소속되지 않은 독자적인 공무원 조직체다.

공노총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2018년 9월 10일 현재 조합원 17만여 명이며, 5개 연맹, 111개 노조가 가입한 것으로 소개돼 있다. 산하연맹으로 교육청노조 13개, 국가공무원노조 27개, 광역연맹 15개, 시·군·구연맹 55개, 헌법기관노조 1개다. 현재 공노총을 이끄는 지도자는 이연월 위원장으로 경찰청 행정직 여성 공무원이다.

공노총과 전공노 모두 광역의회의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모두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충남도청 공노총은 최근 도의회가 실시하려고 했던 4개 시·군 행정사무감사 반대시위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도의회 사무처도 도지사가 인사권을 갖고 있어 도의원들을 보좌할 수 있는 자리에 오고갈 수 있는 도청 공무원으로서는 시·군 공무원들을 편들어 주기가 사실상 어려운 입장이다.

김태신 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도의회와 시·군 공무원들이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고도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는 입장을 곤혹스러워 하며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양쪽 이야기가 다 맞다. 내가 광역자치단체 공무원으로서 도의회는 법률적인 근거에 따라 시·군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할 권한이 있다. 시·군 공무원들도 시·군의회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로 도의회가 나서면 이중 감사를 한다는 주장도 맞다. 도의회와 시·군 공무원들이 서로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한편, 같은 지역에 있는 충남도교육청 노동조합은 한국노총 소속이다. 이관우 충남도교육청 노조 위원장은 교육청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맡고 있다.

/허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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