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 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김선주
계룡시 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김선주

탐욕스러웠던 노인 카라마조프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 자신의 방에서 누군가에게 구타를 당한 뒤 피를 흘리며 처참히 죽는다. 그리고 장남인 미챠는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 체포되어 경찰서로 끌려간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미챠가 아버지를 단단한 쇠뭉치로 때렸고, 아버지의 숨겨둔 돈뭉치를 훔쳤다고 믿고 있다. 미챠는 자신이 부친을 살해한 범죄자가 아니라고 극구 항변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공공연히 미챠는 아버지를 죽이고 싶다며 떠벌리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 이전부터 한 여인을 두고 아버지 카라마조프와 장남 미챠가 서로 다툼을 일으키고 증오하며 폭력을 휘두르는 기괴한 사건이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아버지는 부당하게 모은 돈으로 매력적인 아들의 애인을 차지하려고 수작을 부린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돈으로도 사지 못하자 상사병에 걸려 매일 밤마다 창문을 열어두고 부질없이 기다리다가 누군가가 침입하여 살해를 당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미챠는 사랑하는 여자가 아버지의 많은 돈에 눈이 멀어 자신을 버릴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을 즈음 그런 끔찍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이었고, 지독한 욕망에 사로잡힌 카라마조프는 악한 방법으로 아름다운 여자의 마음을 얻으려 발버둥 치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누군가가 잘못된 방식으로 자신의 은밀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움직인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권력의 단맛에 눈이 멀어 계속 그 지위를 누리고 싶어 하는 어떤 사람이 돈을 주겠다며 “다음 선거에도 잘 부탁합니다.”라고 우리에게 헛된 사랑을 구한다고 가정할 때, 우리는 양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려는 진심 없이 검은 돈으로 지도자 자리를 살 수 있다고 한다면, 대한민국은 돈은 많지만 탐욕스러운 자들의 세상이 되고 말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113조에서는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 등과 그의 배우자가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하였고, 제257조에는 만약 이를 어길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람의 마음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사랑과 행복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줄 수 없을 것이고, 세상과 사람을 지배하고 싶은 욕망이 돈으로 충족된다면 도덕과 양심은 무가치한 것으로 버려지게 될 것이다.

잘못된 사랑으로 자신을 죽음으로 이끈 카라마조프의 허망한 마지막 모습이 우리나라의 현실이 되지 않도록 정정당당하고 공정한 민주시민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이제 한 단계 성숙한 나라의 떳떳한 국민으로서 자녀들에게 밝고 믿음직스러운 세상을 물려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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