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

 

일시적으로 얼굴이나 팔다리가 부었다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부종을 질병의 신호로 인지해야 할 때가 있다.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체액은 세포내액과 세포외액의 2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으며 다시 세포외액은 혈장과 세포간질액 2종류로 나뉘는데, 부종이란 세포간질액이 과량으로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세포간질액이란 세포와 세포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의 체액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따라서 과량이 축적되면 육안으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피부조직이 부어오르게 되며 이것을 부종이라고 부르게 된다. 건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의 도움말로 부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건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
건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

부종의 진단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의 문진 및 진찰이다. 특별한 검사 없이 증상 청취만으로도 90% 이상 진단할 수 있다. 문진을 통하여 언제부터 발생되었는지, 하루 중 변동이 있는지, 다른 동반질환은 없는지를 확인하며, 시진 및 촉진을 통하여 실제 부종이 있는지, 전신적인 부종인지, 다른 동반질환의 증세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촉진 시 하퇴부 전방의 피부를 눌러 피부가 들어간 상태가 유지되는 오목부종은 확실히 부종이 있다고 판단되는 객관적인 증거이다.

부종이 생기면서 옆구리 통증이 동반되면 가장먼저 신장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옆구리 통증이 유발되는 신장 질환은 몇 가지 예를 들 수 있을 정도로 그 가짓수가 적다. 대부분의 신장질환은 무증상이 특징이다. 즉 통증으로 신장 질환을 알게 되기보다는 우연히 실시한 검사상의 이상 소견으로 신장질환을 알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부종의 원인 질환

△신장 질환= 신장의 원인 질환으로는 급성사구체신염, 신증후군을 들 수 있다. 급성사구체신염의 경우 눈꺼풀 부위의 부종이 잘 발생하며 심하면 전신에 부종이 발생한다. 신증후군의 경우 전신에 부종이 발생하며, 특히 수분이 몰리게 되는 하체가 더 심하고 오목부종이 특징적이다. 사구체신염이 오래되어(수개월 혹은 수년이상) 만성신부전이 되면 흔히 고혈압을 동반한다. 1차적인 검사로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심장 질환= 원인 질환으로 심부전을 들 수 있다. 심장질환이 만성적으로 진행하여 심장의 펌프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것이 심부전이다. 주로 하체의 부종이 특징적이나 부종과 함께 호흡곤란, 흉통 등의 증상이 같이 발현된다. 진찰 및 1차적인 검사로 쉽게 진단이 되며, 흉부 X선 검사상 심장의 비대가 흔히 발견된다.

△간 질환= 만성 간질환으로 혈청 알부민이라는 단백질 생성이 저하될 경우에 부종이 잘 발생되며, 하지의 오목부종이 잘 발생된다. 만성 간질환이 심해서 간경화까지 진행하면 부종과 함께 흔히 복수까지 동반하게 되어 배가 부르게 된다. 또한 황달, 비장 종대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반생화학검사에서는 단백질 수치가 저하되어 있어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내분비 질환= 갑상선기능 저하증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질환은 부종이 특징적인 질환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갑상선호르몬은 체내의 이화작용을 일으키게 하는 호르몬으로서 호르몬 저하시 기운이 없고, 활력감퇴, 식욕감퇴, 의욕감퇴, 추위를 많이 타는 등의 증상이 먼저 발생한다. 심해지면 얼굴이 무표정해지고 심한 무기력증에 빠지며, 피부가 차고 건조해짐, 체모소실, 체중증가, 혀가 커지고, 부종이 발생한다. 진찰 및 갑상선호르몬 검사로서 진단이 되고 하루 한 번씩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투여함으로써 쉽게 치료가 된다.

△주기성 부종(월경 전 부종)= 월경 전에 부종이 있다가 월경 시 혹은 직후에 이뇨가 일어나면서 부종이 빠지는 경우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 여성들에게서 20% 이상으로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는 흔한 부종이다.

△특발성 부종(원인불명의 부종)= 월경 전 부종도 아니고 신장이나 기타 신체기관에는 전혀 이상이 없는데 부종이 발생된 경우에 진단이 내려지며, 역시 여성에서만 볼 수 있다. 아침보다 밤에 체중이 1.4kg 이상 늘거나, 또는 매일 일상의 1/3날에서 아침부터 밤 동안 체중이 0.9 kg 이상 증가하면 생각할 수 있다. 즉 서서 활동하는 시간 동안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로서 생리와는 관계없는 부종이다. 피로감, 불안증, 우울증 등과 같은 정신적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고 빈맥 등의 자율신경계증상, 소화불량증 같은 소화기계증상도 흔히 동반된다. 약 반수에서 비만이 있었고 40% 환자에서 부종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이뇨제를 복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진찰상 오목부종이 아닌 부종이 발견될 수 있으나 1차적인 검사는 정상이다. 특별히 신체기관에 병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은 아니므로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여러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시킨 후에 내려지는 진단명이므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약물 유발성 부종= 특별한 질병 없이도 약물이 염분과 수분의 배설을 방해해 부종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상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진통소염제(관절약, 두통약)나 칼슘차단제 계열의 항고혈압약, 치아졸리네디온 계열의 당뇨병약이 여기에 해당된다. 건양대학병원 신장내과 외래 환자 중 부종의 원인 약물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45%로 가장 많았으며, 항고혈압약의 일종인 칼슘길항제가 25%로 뒤를 이었다. 이럴 경우 처방한 의사 진료 후 약제의 변경과 중단이 필요하다.

증상으로 알아 본 부종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경우= 사람들의 부종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 잘못 알려진 의학상식으로 스스로 부종이라고 진단하고 매우 다양한 증상들을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경우에서 신체질환이 없다. 환자들이 다음과 같은 증상 중 2가지 이상을 호소한다면 신장에 질병이 없다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자고 일어나니 얼굴이 부었다. ▲다리가 터질 것 같다. ▲얼굴 부어오르는 것이 너무 심하다. ▲얼굴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부었다 빠졌다 하는 것이 점점 심해져 요즈음에는 빠지지가 않는다. ▲오줌이 잘 안 나와 몸이 붓는다. ▲오줌이 잘 안 나와 배가 터질 것 같다. ▲옆구리가 결리면서 오줌이 잘 안 나오고 붓는다. ▲옆구리가 결려 신장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

△질병을 의심해봐야 할 경우= 이와는 달리 실제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최근에 숨이 차기 시작하는데 계단 오를 때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 숨이 찬다. ▲부종이 생기면서 숨이 차고 기침이 난다. ▲최근에 혈압이 올라가면서 다리가 붓는다. ▲당뇨를 앓은 지 10년 이상 되었다. ▲최근 수일 사이에 소변 양이 준 것 같다. ▲소변이 빨갛게 (혹은 갈색으로) 나오면서 붓는다. ▲최근 눈 주위가 붓는다 등의 증세이다.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는 진찰 시 의사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경우가 많고, 갑자기 발생되며 혈뇨, 고혈압 등 다른 객관적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의 경우 환자의 20% 이상에서 약 10년 이상 경과되면 당뇨병성 신증이 발생되므로 이와의 연관성을 추측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실제로 신장에 문제가 있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는 드물다. 옆구리 통증을 유발시키는 질환은 신장이외의 원인이 훨씬 많다는 말이다. 신장에 문제가 있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는 신장자체가 갑자기 부어오르는 경우, 신장의 신우나 요관이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 등으로 드물게 나타난다. 신장이 부어오르는 예는 수신증, 신우신염, 드물게 악성 종양 등을 들 수 있고 신장의 신우나 요관이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는 요석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은 신장 질환 중에서도 낮은 빈도의 질환이다. 또한 이러한 경우에도 특징적인 다른 소견, 즉 신우신염의 경우는 심한 발열, 요석의 경우는 격심한 통증과 고생하는 기간이 짧다는 것 등의 특징적인 동반 소견들이 있어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다.

/권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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