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실 경감(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류근실 경감(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류근실 경감(충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A사는 우리지역 제조업체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캐나다 B사에 수출되고 있다. A사와 B사는 오랫동안 무역거래를 해온 터여서 상호 신용에는 문제가 없었다. 올해 2월경이다. A사는 B사에 제품을 납품했으나 수 주째 이의 대금이 입금되지 않았다.

A사 관계자들은 B사로부터 무역대금 입금이 지연되는 것을 의아스럽게 생각했지만 큰 문제로 여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달 이상 대금 입금이 지연되자, A사 영업 담당자는 B사 영업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제품 대금이 입금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B사 영업 담당자의 회신은 뜻밖에도 “당신이 결제 대금 계좌가 변경되었다며 알려준 계좌로 무역대금 10만 달러를 이미 송금했다”는 회신이었다.

A사 담당자는 다시 B사 담당자에게 무역대금 계좌 변경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알리고 이어 몇 차례 소식을 주고받은 뒤에야 A사와 B사는 이메일 무역사기 피해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최근 우리지역에서 이 같은 이메일 무역사기가 두 서너 차례 연거푸 발생했다. 돌이켜 보면 피해자들이 이메일 무역사기의 유형과 범죄 예방법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타 사이버범죄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메일 무역사기의 경우 피해가 발생하면 범인을 검거한다해도 피해 회복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예방법을 미리 알고,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이메일을 통해 무역대금 결제 계좌 변경 요청을 받는다면 전화나 팩스 또는 SNS 등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대금 결제 계좌 변경 요청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만 숙지하고 실행하더라도 이메일 무역사기 피해는 입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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