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홍묵시장
▲ 최홍묵시장

이제 며칠 후면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秋夕)이 찾아온다.

올해 맞는 추석은 국내외의 경기 침체와 메르스 사태, 그리고 가뭄과 무더위 등을 슬기롭게 극복한 힘든 시간 속에서 찾아온 추석이기에 더욱 반갑게만 느껴진다.

추석은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가배일(嘉俳日)로 부르기도 하며, 음력 8월 15일 치르는 명절로서 설날과 더불어 한국인에게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명절이다.

또 추석에는 추석빔을 입고 햅쌀로 빚은 송편과 여러 가지 햇과일, 토란국 등 음식들을 장만하여 추수(秋收)를 감사하는 차례를 지내면서 맛있는 음식을 이웃과 다정하게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아무리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도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겁게 보냈기에 “1년 열두 달 365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을 추석 때면 덕담(德談)으로 나누고 있다.

온갖 곡식이 무르익는 결실의 계절로 가장 밝은 달밤이 들어 있으며 조상의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성묘(省墓)를 드리기도 한다.

아울러 추석 때는 여러 가지 행사와 함께 즐거운 놀이가 펼쳐진다.

국내 곳곳에서는 소싸움, 길쌈, 강강술래, 달맞이 등의 행사가 펼쳐지며, 농악과 함께 마을 주민들끼리 편을 가르거나 다른 마을과 줄다리기를 하기도 한다.

이에 추석은 추수기를 맞이하여 풍년을 축하하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제사를 지내는 등 이웃과 더불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한국 최대의 명절이다.

벌써부터 시장과 대형마트 등을 지나다 보면 다가오는 추석 선물이나 음식 장만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밝은 모습으로 장사진을 이룬 광경을 보게 된다.

한 마디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가족들을 위해 어떤 음식을 할까?’, ‘가족과 지인들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등의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도 어려웠던 시간을 보낸 뒤 찾아 온 추석을 맞아 행복한 고민에 빠지지 못하고 걱정에 빠진 이웃들도 있다.

전 국민의 75%가 고향을 찾는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지만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된 이웃들과 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들, 소년소녀가장, 장애인가족 등은 그리 넉넉한 명절의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국내외의 경기 불황과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각종 성금과 후원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빈부격차로 인한 각박한 세태(世態) 속에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이들을 생각하면 명절이 꼭 기쁜 날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러기에 올해만큼은 명절 때만 되면 우리 귀에 맴도는 ‘줄어든 나눔의 손길로 우울한 추석, 찬바람 부는 명절, 발길이 뚝 끊긴 한산한 시장’ 등의 꼬리표는 떼어버리고 함께 하는 풍성하고 따뜻한 명절 분위기로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시에서는 추석을 맞아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기 위해 저소득층과 각종 단체 사업장과의 자매결연 추진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解消)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행정적ㆍ제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과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 많음을 볼 수 있다.

다양한 복지서비스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는 많은 시민의 이웃에 대한 관심과 도움 없이는 결코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스스로 주위를 둘러보고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의 실천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흔히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며,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그동안 바쁜 일상으로 주위를 살필 여유가 없었다면 이번 추석만큼은 소박하고 따뜻한 정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나눔은 거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지금 바로 작은 것부터 실천(實踐)으로 옮기는 용기(勇氣)를 내 볼 때인 것 같다.

넉넉하진 않지만 나보다 힘든 이웃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배려하고 나누어 우리 주변에 소외된 이웃 없이 시민 모두가 풍요롭고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가을’이라는 계절만큼 온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풍성하고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다시 한 번 소외된 다문화가정은 없는지 주위를 살펴보고 소외된 가정과 ‘나눔’과 ‘정’으로 함께 하는 따뜻한 한가위를 기대해 본다.

/ 계룡시장 최홍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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