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 지상파 TV에서 ‘아!우!성!,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이라는 주제로 파격적인 성관련 강의를 했던 구성애 강사가 있었다. 음성화·금기시 되던 성 이야기를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며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었다.

하지만 그러한 개방과 소통으로 조금씩 양지를 향하던 우리의 성문화는 아직도 더딘 걸음을 하고 있다. 교육현장의 성추행, 국회의원의 성추문, 직장 내 성비위 등 전혀 아름답지 않은 이야기들이 최근 뉴스의 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때문에 직장 내에서는 이성 간 경직된 분위기가 만연해지고, 서로 간의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함께하는 자리를 피하고, 대화를 적게 해 접촉 자체를 줄이는 분위기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물리적인 격리만으로 문제가 해결될까하는 의문이 든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라는 말 자체가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이제 우리 사회는 여성과 남성이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기반으로, 근본적인 인식전환을 할 때만이 건강하고 정상적인 성문화를 만들 수 있다.

남성과 여성-. 생각보다 서로를 모르는 우리는 꾸준한 교육과 공론화로 이성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알면서도 실천이 어려운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성문제에 있어 내 어머니, 내 아내, 내 딸을 대입한다면 풀리지 않을 문제는 없을 것이다. 보탬으로, 흥미롭고 때론 신비롭기도 한 이성에 대해 약간의 경외와 존중의 센스를 발휘한다면 구성애 강사가 말했던 ‘아름다운 우리(아이)들의 성’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 충남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 유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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