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혀‧말‧귀-

 
 

지혜문학서 잠언 둘째 부분 17:1-22:16은 재산과 부와 명예와 가난 등에 대한 격언 외에 입과 혀, 말과 귀 등과 관계된 격언도 전해준다. 이런 격언은 잠언 셋째 부분( 22:17-24:34)과 넷째 부분(25-29)에서도 나타난다.

잠언 둘째 부분과 셋째, 넷째 부분에 나타난 입과 혀, 말과 귀 등과 관계된 격언은 ‘한 입에서 나오는 거짓과 진실’, ‘다툼과 분쟁, 삶과 죽음을 낳는 입과 혀’, ‘입을 잘 놀리고 잘못 놀림의 결과’, ‘입방아’, ‘입을 열어야 할 때와 열지 말아야 할 때’, ‘남의 비밀 들춰내기 ’, ‘끈기있는 설득’, ‘어리석은 말에 대한 대꾸’, ‘고자질’, ‘부드러운 말과 다정한 말속에 감춰진 함정’, ‘자화자찬’, ‘진정한 꾸짖음’, ‘말의 한계’, ‘아첨’, ‘말과 우정’, ‘대답보다 먼저 듣기’, ‘가르침과 지혜에 귀 기울임’ 등을 주제로 하고 있다.

 

화(禍)의 근원 입

이복구비 중 가장 아래에 자리한 입의 구실은 아주 다양하다. 입은 입술과 치아와 혀, 침샘 및 목구명과의 연결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 음식을 맛보고 씹고 뱉고 삼키고 마시는 일을 한다.

입은 또 혀와 목청을 빌어 감정 표현과 소리를 내고 언어(말)를 구사하는 한편 노래도 부를 수 있게 한다. 입은 이 밖에 남녀 간, 아기에 대한 사랑의 표현도 가능케 하고 코가 막혀 숨쉬기 어려울 땐 코의 기능을 대신하기도 한다.

입은 이렇듯 다양한 기능(봉사)을 하면서도 개개인과 타인에게 화(禍)를 부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입에 대한 격언과 금언, 경구와 속담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분명 입은 요술단지 같은 것이다. 생각과 마음을 대변하는 하수인으로서 ‘참’을 내 내놓을 수도, ‘거짓’을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입에서 나온 말의 결과에 따라 개개인의 운명이 뒤바뀔 수도 있다.

입의 중요성은 그래서 지대하다. 과연 오늘도 나의 입은 무사할지? 말로써 말 많은 세상, 입과 혀, 말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그 방도를 잠언에서 만날 수 있다.

잠언이 전하는 입 ․ 혀 ․ 말 ․ 귀 등에 대한 격언

‘거짓말 잘하는 사람은 재난에 빠진다(잠언 17:22).’

‘미련한 자의 입술은 싸움을 일으키고 그 입은 매를 청한다. 미련한 자는 그 입으로 망하고 그 입술에 스스로 옭아 매인다. 고자질하는 말은 맛난 음식과 같아 뱃속 깊이 들어간다(18:6-8).’

‘다 듣지도 않고 대답하는 것은 수모를 받기 알맞은 바보짓이다(18:13).’

‘죽고 사는 것이 혀끝에 달렸으니(20:19) 입술과 혀를 조심해야 곤경에서 목숨을 건진다(21:23).’

‘너희는 귀를 기울여 현자들의 말을 듣고 그들의 지식에 마음을 쏟아라. 이것을 마음 깊이 새기고 고스란히 입술에 올리면 네가 즐거우리라(22:17-18).’

‘인색한 사람과 한 식탁에 앉지도 말고 그가 즐기는 맛난 음식은 바라지도 말아라. 그것은 네 목에 가시처럼 걸린다. 입으로는 “먹고 마시게”하면서도 속으로는 그게 아니다. 네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소용이 없고 마침내 먹은 음식마저 게워 놓게 된다(23:6-8).’

‘어리석은 사람에겐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아무리 지혜로운 말을 해도 업신여기리라(23:9).’

‘네가 옳은 말을 하면 네 속이 시원하다(23:16).’ ‘바른 말 해주는 것이 참된 우정이다(24:26).’

‘이웃과 다툴 일이 있으면 그와 다툴 일이지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지 말아라. 그 사람이 그 말을 듣고 대들면 네 명예가 땅에 떨어지리라. 경우에 닿는 말은 은쟁반 위에 담긴 황금사과다(25:9-11).’

‘들을 줄 아는 귀에 일러주는 지혜로운 꾸지람은 금귀고리요, 순금목걸이다(25:12).’

‘끈기 있게 설득하면 나랏 님도 말을 듣는다. 부드러운 혀는 뼈도 꺾는다(25:15).’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목말라 하거든 물을 주어라. 그것은 그의 얼굴에 모닥불을 피워주는 셈이니, 하느님께서 너에게 갚아주시리라(25:21-22).’

‘미련한 자의 어리석은 소리에 대꾸하지 말아라(26:4).’

‘섶이 없으면 불이 꺼지듯 고자질하는 사람 없으면 말썽이 그친다(26:20).’ ‘고자질하는 말은 맛난 음식과 같아 뱃속 깊이 들어간다(26:22).’

‘마음이 악하면서도 말만 부드럽게 하는 것은 겉만 매끈하게 칠한 질그릇과 같다(26:23).’ ‘다정하게 말해도 믿지 말아라. 그 속에 구렁이가 일곱 마리나 들어있다(26:25).’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아라. 하루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27:1).’ ‘자화자찬하지 말고 남에게 칭찬은 받도록 하여라. 칭찬은 남이 해주는 것이지 제 입술로 하는 것이 아니다(27:2).’

‘속으로 사랑하는 것보다 터놓고 꾸짖는 것이 낫다(27:3).’ ‘친구의 꾸짖음은 좋게 받아들여도 원수의 입맞춤은 거절해야 한다(27:6).’

‘듣기에 좋은 소리보다는 바른 말을 해주어야 후에 고맙다는 말을 듣는다(28:23).’

‘이웃에게 아첨하는 사람은 그의 앞에 올가미를 치는 사람이다((29:5).’

‘좋은 말만으로 종을 길들일 수 없다. 다 알아들으면서도 따르지 않는다. 함부로 입을 가볍게 놀리는 사람은 보았겠지만 그런 사람보다는 바보에게 희망이 있다(29:20).’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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