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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문학서(智慧文學書)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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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27  1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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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상 단일 민족인 이스라엘만큼 혹독한 시련과 고난을 겪은 민족은 드물다. 배달민족인 우리의 역사도 수천 년 동안 분열과 통일을 반복하면서 숱한 외침과 내홍을 겪은 수난의 역사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역사는 우리보다 더욱 혹독한 고난의 역사다.

 450년 간 이집트 종살이(BC 1700-1250),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의 갈라짐(BC 950), 바빌론 유수(幽囚 BC 597-538), 알렉산더 대왕의 침략과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지배(BC 333-198), 셀레우코스 왕조 지배(BC 198-166), 로마의 예루살렘 점령((BC 63), 수백 년 간 나라 없는 떠돌이 생활, 20세기 들어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정권에 의한 수백 만 명의 집단 학살, 1948년 5월 14일 팔레스타인 지구를 이스라엘 왕국과 유다 왕국을 계승한 새로운 국가(이스라엘) 영토로 선포할 때까지, 정녕 고난을 달고 살아 온 기구한 운명의 민족이다.

 이런 숱한 고난을 딛고 이스라엘 민족은 2차 세계대전 후 옛 땅을 되찾았다. 1948년 이후 1982년까지 사이에 아랍 국가를 상대로 5차에 걸쳐 전쟁(중동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라를 지키며 건재하다. 도대체 이 민족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그들의 유일신(唯一神) 신앙을 꼽는다.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5천년 동안 유일신인 야훼(하느님)를 섬겨온 이스라엘인은 자기 민족이야 말로 야훼가 선택한 선민(選民)임을 자부하고 있다.

 야훼를 하느님으로 섬긴 이스라엘 민족의 옛 삶과 역사는 구약성경 안에 담겨 있다. 구약성경은 창세기 등 다섯 권의 모세 5경과 여호수아기 등 16권의 역사서, 잠언 등 7권의 지혜문학서, 이사야서 등 18권의 예언서 등 모두 46권으로 이뤄져 있다, 핵심은 이스라엘 민족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하느님(야훼)을 섬기고 배신했는지, 또 이에 상응하는 축복과 고난, 때가 차면 메시아를 보내주겠다는 약속 등이 그 요약이다.

 구약성경 가운데 이스라엘 민족의 일상생활을 이끈 지침서는 바로 지혜문학서다. 지혜문학서는 잠언, 욥기, 집회서, 전도서, 지혜서 등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다섯 권에 ‘시편’과 ‘아가’라는 시집이 보태진다. 이들 책은 이스라엘의 지혜와 영성(靈性)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안에서 지혜문학서는 지식이 모여 얻어진 문화가 아니다. 구체적인 생활체험에 관한 묵상과 성찰을 통해 얻어진 상황 감각과 인식과 식별이다. 지혜는 실천으로 깨달아 얻은 어떤 것, 인간답게 사는 예술을 가르쳐 주는 그 어떤 것이다. 지혜문학서에서 우리는 자신을 온전히 실현하고 행복에 이르는 길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이 일상생활 가운데서 부딪치는 많은 문제로부터 솟아나오는 성찰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잠언과 집회서에서 발견하는 인간적인 성질의 지혜는 보통 사람이 마주치는 여러 상황에서 해답을 찾아내도록 도와줄 문장과 짧은 구절을 모아 놓은 형태로 되어 있다. 욥기, 전도서, 지혜서는 인생의 의미, 죽음, 정의, 사회생활, 악, 지혜의 본질 등 더욱 심각하고 총체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아가(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의 사랑을 남녀 간의 지순한 사랑을 바탕으로 체험한 삶을 상징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스라엘의 영성은 특히 시편에 잘 드러나 있다. 시편은 개인과 백성의 다양한 삶의 상황을 살펴보고 묵상하는 150편의 기도다. 시편은 오늘에도 유다인이나 그리스도교인 모두에게 기도의 귀감이다.       

 성서학자들은 백성의 공통적인 체험을 담은 이들 지혜문학서 역시, 하느님의 현존과 하느님의 계획이 드러나는 자리라고 말한다. 즉, 하느님은 백성의 체험을 통해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민심이 곧 천심이요,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우리 조상들의 깨달음과 상통하는 말이다. 지혜문학서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일상생활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초대한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인생 체험과 역사 체험을 잇는 길을 배우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민족도 근세기만 해도 일제에 강점돼 36년 동안 나라 없는 슬픔을 겪었다. 허물이 있다면 ‘나라가 힘이 없었다’는 것이다. 나라를 빼앗긴 게 백성의 탓인지, 아니면 나라 지도자들의 탓인지? 아니면 강력한 외세의 탓인지? 이 물음은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열강에 둘러싸여 미래의 안녕과 평화가 보장되지 않은 채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지는 변함없는 화두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5천1백여만 명에 이른다. 이 중 백세 이상 인구는 1만5천 명(0,029%) 쯤 된다. 올해 태어난 영아를 포함해 앞으로 1백년 뒤 살아 있을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의학 발전으로 인간 수명 100세 시대를 맞고 있긴 하지만 백년 뒤 살아 있을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필자를 비롯해 부자나 가난한 이나, 지위 높은 이나 낮은 이나, 권력을 쥔 이나 그렇지 못한 이나, 너나없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임은 분명하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민족적 숙원은 무엇인가? 남북이 통일되고 아름다운 3천리 강토를 후세에 물려주는 일이다. 이 숙원을 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 이 지혜를 모으는 일에 지혜문학서는 분명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다음 호 계속)

/이용웅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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