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논산시 은진면 일원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는 논두렁을 태우다가 바람이 불어 인근 야산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이 신고가 빨라 논에서 시작된 불은 근처 임야까지 약간 소훼된 채 진화됐다. 자칫하면 큰 산불화재로 진행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불을 낸 이유를 조사해 보니 이유는 단순하다.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논두렁에 불을 놓으면 풀도 잡고, 해충도 죽이고, 거름도 된다는 생각에서 불을 놓은 것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농업진흥청에 따르면 논두렁·밭두렁을 태워도 병해충 방제 효과는 매우 적고, 되레 생태 환경을 파괴해 천적 곤충의 피해가 더 크다고 밝히고 있다.

 논두렁·밭두렁에는 해충류(10개체, 11%)보다 천적류(81개체, 89%)가 더 많아 잡초를 태워 얻는 방제 효과는 극히 적다. 또 태운 지 60일이 지나야 생태계가 원래 상태로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75일께 복원된다. 해충이나 천적의 회복은 주변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 거미류의 회복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산불로 번지는 사고도 해마다 늘어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 논두렁·밭두렁 소각으로 인한 산불 피해는 2005년 136건 88ha, 2010년 72건 40ha, 2014년 165건 51ha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계속된 맑고 건조한 날씨와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총 87건의 산불이 발생해 약 77ha의 산림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이 중 59%(51건)의 산불은 논두렁ㆍ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28건)과 입산자 실화(23건)로 밝혀졌다.

 우리나라 산불의 대부분이 맑고 건조한 날이 많은 3∼4월에 집중(건수 51%, 면적 84%) 발생하며, 이 시기에는 특히 조심해야 된다.

 해충에 대한 직접적인 방제 효과보다 천적 곤충의 피해가 더 크고, 오히려 파괴된 생태 환경과 천적류의 복원이 늦어지고 산불화재의 주범인 논두렁·밭두렁을 태우지 마시고 산에 갈때도 담배 등 인화물질을 절대 가져가서는 안 될 것이다. 

/전민욱 논산경찰서 논산지구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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