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배운 것과 현장은 많이 다르다고 하던데, 과연 나는 잘 할 수 있을까?

 누리재활원 사회복지 실습을 떠나기 전,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은 나는 여러 걱정꺼리로 인해 머릿속은 이미 복잡해져 있었다.

 이렇듯 사회복지 첫 실습이라는 부담과 설렘을 함께 간직한 채 아침 일찍 서둘러 차를 타고 5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바로 공주에 있는 삼휘복지재단 누리재활원이었다.

 이곳에 도착한 순간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차를 하고 내리는데 장애인 한 분이 먼저 나와서 정확한 발음은 아니었지만 ‘안녕하세요?’라며 환한 웃음과 함께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다. 출발 내내 장애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편견을 갖고 있던 나 자신이 한편 부끄러웠지만 그의 환한 인사를 통해 이내 내 마음속에 갖고 있던 모든 걱정과 불안감은 금세 지워졌다.

 이후 두 달 남짓 그들과 일상에서 같이 호흡을 하고, 함께 손을 마주잡고 이야기 하면서  실습기간 동안 이론에서 느낄 수 없는 부분을 경험할 수 있었고, 또한 나의 의식을 깨우쳐 주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사회복지라는 것이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면서 실천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할 수 있었고 또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의 시간도 갖게 되었다. 흔히 사회복지는 특정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만 갖추어 진다면 가능하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복지라는 개념은 제공자 측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 주위에는 어디에선가 사회복지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분들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러한 도움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도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아울러 사회복지실습을 준비하는 예비 실습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사회복지실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원봉사활동임을 말하고 싶다. 자원봉사활동은 이미 중·고등학교 때부터 해왔지만, 사회복지사의 길을 향해 걷고 있는 사회복지학도는 자원봉사활동을 한 차원 높게 인식해야 한다.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무료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료로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습득하는 것이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다양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하여서 사회복지현장을 이해하고, 사회복지사의 길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습에 앞서서 관련 분야의 문헌을 폭넓게 공부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겠고 일반 교양서적을 통해서도 사회복지현장의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각종 정보에서 사회복지의 정신과 실천을 이해할 수 있고, 관련 분야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유능한 사회복지사가 되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사회복지 실습생은 사회복지 현장실습을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사회복지사의 길을 생각하며 실습생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실습의 현장은 다양하지만, 유의할 사항 몇 가지를 함께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먼저 직업인이 되어야 한다. 실습을 한다는 것은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는 첫 걸음이다. 현재는 사회복지 학도이지만, 곧 직업인이 될 것이므로 직장에서 인사, 대화하는 자세 등 모든 면에서 사회복지사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직장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상하 간에 질서와 위계를 강조하는 문화 속에서 사회복지학도는 자신의 전문성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의바른 행동은 언제 어디서나 환영받고, 불편한 경우에도 한두 번쯤 참고 지나가는 것이 미덕일 때도 있다.

 셋째, 복지 대상자(클라이언트)와의 적절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사회복지 실습생이 복지대상자를 직접 대면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지만, 비교적 가벼운 문제를 안고 있는 어린이, 장애인 등에 관한 사례를 맡는 경우도 있다. 비록 실습생이라고 하더라도 복지 대상자와는 우선 적절한 관계 형성에 유의해야 한다.

 넷째, 긍적적인 자세와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사회복지 현장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하고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할 일이 많다. 그런데 사회문제는 사회복지사가 해결하기에는 너무 크고, 동원 가능한 자원은 한정되어 있을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회의를 넘어서서 절망하는 사회복지 학도가 있는데, 사회복지사는 낙관적으로 세상을 보면서도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상과 같은 네 가지 사항을 자료로 활용한다면 자신에게 유익한 실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실습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선생님들과 소중한 경험을 가슴 한 쪽에 간직하면서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따뜻한 행복을 주신 재활원 가족들께 감사드린다.

/박종현(육군부사관학교 예비역 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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