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수(대한노인회 계룡시지회 일자리센터장)

김관수 센터장
김관수 센터장

 나는 3군 본부가 위치한 전원도시이자 도·농 복합문화 모범도시이며 국방의 수도라고 부르는 계룡시에 살고 있다. 지금은 전역 10년차로 어느 정도 지역사회에 적응하며 살고 있고 딸은 현재 공군장교로 근무하는 관계로 한편으로는 영원한 군인이자 군인가족이 되었다. 내가 계룡시에 정착하게 된 데는 나름대로 아름다운 인연이 있다.

 1990년대 서울에 있는 부대에 근무하는 동안 수 없이 들어온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계룡대 지역은 정말로 살기 좋은 곳’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20여 년의 군 생활 기간 중 계룡대 지역 근무 경험이 전혀 없었기에 다음 보직을 계룡대로 희망했고 마침내 지금의 계룡시(당시는 논산의 두마면)에 첫 이주를 하게 됐다.

 결국 이 고운 인연으로 전역 후 지금까지 이곳에 정착해 살고 있다.

 2000년 봄 언젠가 아내와 함께 계룡대복지센터의 목욕탕을 갔는데, 목욕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두 시간 정도 지났을까(?), 아내가 갑자기 ‘큰일 났다’ 고 야단이다. 이유인 즉 ‘반지를 세면대 위에 놓고 왔다’는 것이었다.

 아내는 결혼기념 반지였기 때문에 분실에 대한 충격이 더 큰 것 같았다.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복지센터에 다시 가보자고 제안했다. 곧바로 아내와 함께 카운터로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누군가 반지를 습득 신고해서 보관하고 있었다며 선뜻 내어 주는 것이었다. 아내와 나는 너무도 기뻤지만 그 느낌은 서로 달랐을 것이다. 아내는 찾았다는 안도감이 먼저였을 것이고, 나는 찾은 사실보다도 우리 군인들이 모여 사는 이곳, 계룡대 가족들이 따뜻하고 순수하여 남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그 아름다운 마음씨가 정말로 고마웠다. 아울러 신고한 사람의 연락처를 부탁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우리 군인들이 모여 사는 이곳, 계룡 신도시는 ’정말로 살기 좋은 곳‘이라는 말이 맞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소망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이 되어 지금까지 이곳에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동안 여러 모로 즐거움이 있었지만 그 중의 최고는 역시 나의 딸이 국가의 딸 공군장교로 재직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 서울에서 이사 올 때 딸은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귀엽기만 하던 녀석이 서울의 정든 친구들과 멀어진 뒤 전학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쉽게 적응한 것은 아마도 딸의 타고난 사회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군인 가족들이 모여 사는 이곳의 공통적인 분위기가 한 몫을 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딸이 대학교 1학년 때 일이다. 학교 공학관 옆에는 퇴역한 공군전투기(T-33) 1대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를 설명하는 제원 및 성능에 대한 안내판이 너무도 손상돼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방치돼 있었다. 이를 발견한 나의 딸은 사진을 찍어 공군 인터넷 홈페이지로 민원을 올렸다. 공군에서는 이에 대한 현장 확인 후 곧바로 작업에 착수하여 기존의 안내판보다 훨씬 더 좋은 자재와 디자인으로 개선해 놓은 것이다.

 오랫동안 수많은 학생들이 공학관을 오가면서 훼손되어 방치된 안내판을 보고 무심하게 지나쳤지만 군 자녀라는 의식이 이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했던 것은 아닐까?

 지금 딸은 국가의 딸 공군 중위가 되어 ‘맡은 임무를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잘 하고 있다’는 소문을 접하고 있다. 어쩌다 만나면 군 관련 상황에 제법 대화가 된다. 생각하는 면이 완전 군인이 되었다. 이제 아내와 나는 딸의 말처럼 멋지고 자랑스러운 군인이 되기를 소망할 따름이다.

 나는 자랑스러운 나의 딸을 그 누구보다도 신뢰한다. 분명히 잘 할 것이다. 딸의 강한 의지와 초심의 겸손함이 변함없기를 늘 기도 하련다. 더불어 내가 사는 이곳, 군인과 그 가족들이 모여 사는 국방의 중심도시 계룡시! 나의 딸이 국가의 딸로 자란 계룡시! 딸도 자랑스럽고 지역도 자랑스럽다.

 이제 10월이 되면 이곳은 군인의 생일인 국군의 날을 맞이하고 국방의 중심도시 계룡시에서는 ‘2014년 계룡군문화축제’가 열린다.

 부디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 되는 국방의 문화도시로 자리매김 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관수(대한노인회 계룡시지회 일자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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