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묵 정치학 박사

 
 

계룡시 교육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용남고와 계룡고의 학력 수준이 충남에서 최하위에 머물고 있어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8월 21일 발표한 2014학년도 수능성적 분석 결과를 보면, 계룡시는 금산군과 함께 충남에서 가장 성적이 좋지 않은 곳으로 나타났다.

 계룡지역 고등학교는 수능 6개 부문 가운데 단 한 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는 인접한 논산은 물론 계룡시보다 교육 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평가되는 부여군, 태안군, 홍성군 등 군 단위 고등학교보다도 낮은 성적이어서 고등교육 종사자들의 분발과 시민의 관심이 요구된다. 

 계룡지역 고등학교의 학력 수준이 이렇게 낮은 것은 첫째, 종사자들의 열정 부족과 무사 안일, 둘째, 중학교 졸업생 중 상위권 학생들의 타 지역 고등학교로의 진학, 셋째, 지역사회의 무관심과 지원 부족, 넷째, 동문회 불활성화와 장학제도 미비 등을 꼽을 수 있다.

 고등학교 선생님들과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본 결과, 그들은 우수 인재의 역외 이탈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천안, 공주, 아산을 제외하면 충남의 다른 시·군도 마찬가지여서 상수라 하기보다는 변수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타 지역 교육 주체들은 남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실 있는 교육으로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인적 재원이 열악하다는 볼멘소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우수 인재가 왜 떠나는가를 생각해 보면 더더욱 그렇다.     

 문제는 계룡시의 고등학교 학력 수준이 신장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후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타 시·군이 지역 인재계발을 위해 심열을 기울이는 데 반해, 계룡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는데다, 이마저도 내년부터는 지원할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계룡시는 ‘지방자치단체의 교육보조에 관한 규정’에 따라 11억790만원(자체사업 5억8,495만원, 교육청과 매칭사업 5억 2,295만원)원을 교육 관련 예산으로 지원했는데, 이 중 교육청과의 매칭 예산을 제외한 계룡시의 고등학교 지원은 계룡고 오케스트라 악기구입비 2,900만원뿐이었다.

 하지만 내년부터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지원 사업을 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기준에 따르면 당해 연도의 지방세와 세외수입 총액으로 공무원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 다음해에는 교육경비 보조금을 일체 지급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 올해 계룡시 총 세입예산은 142억8,800만원으로 예상되는 반면, 공무원 인건비는 189억원이어서 46억1200만원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룡시의 모든 학교는 순전히 교육청 예산만으로 운영되어야 할 형편이다.

 더욱 암울한 것은 이런 구도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2013년을 기준으로 계룡시의 일반채무 비율은 6%대지만 체육관, 문화회관 등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의 관리채무 잔액 496억을 합치면 계룡시의 채무는 600억에 육박한다. 이는 관리해야 할 채무비율이 37%가 웃돌아 재경위기 ‘주의’에 해당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돈도, 관심도, 열정도, 대책도 없는 계룡교육이 참 걱정된다. 교육 희망이 없는 도시의 미래는 어떨까? 지금부터라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최헌묵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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