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 취약 지역상권....장기불황 신호탄 우려 목소리

최근 군부대의 비상사태, 전•월세가격 상승, 군 관사 공사에 따른 인구감소와 함께 장기간 경기 침체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계룡지역 상권이 크게 위축돼 지역 영세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전•월세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엄사 화요장은 오히려 장터를 더 넓혀가는 등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넘보는 형국이 되고 있다.
계룡시 외식업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420곳이었던 관내 식당이 지난해는 407곳, 올 1월 15일 현재는 400곳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는 계룡지역 경제 기반이 외식 등 3군 본부의 군심에 크게 의존할 만큼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게 지역 상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특히, 지난해 장성택 처형 등에 따른 군 비상사태와 함께 찾아온 지역 골목상권 위축은 엄사리, 금암동 중심상권을 비롯해 계룡시 외곽으로까지 점차 확대 되면서 폐업으로 인한 ‘임대 문의’가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현상은 식당뿐 아니라 피자점, 치킨점, 옷가게 등 소자본 영세 점포 등으로도 이어져 군심에 의존하는 계룡시의 취약한 경제기반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런 불황 여파에다 전•월세가격 상승 및 인건비 등의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영세상인일수록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을 위한 대출제도 완화 등 시 차원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시내 중심 상권인 엄사4가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다 최근 폐업한 김 모(여•51)씨는 “해마다 연말연시와 명절에는 그나마 꾸준한 외식인구 덕택에 영업을 유지해왔으나 근래 들어선 군부대 비상사태로 손님도 크게 줄고, 건물주가 월세까지 터무니없이 올려달라고 해 결국 폐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또 엄사4가에서 30여년째 전기•전자제품 판매 업종에 종사해온 전 모(남•62)씨도 최근 월세가 다소 저렴한 두계리로 점포를 이전했다.
전씨는 “그동안 엄사 중심지역에서 월세 200만원(15평)을 내며 장사를 해왔는데, 최근 건물주가 바뀌면서 갑자기 320만원을 요구해 전•월세 부담이 적은 두계리로 영업장을 옮겼다”며 건물주의 횡포를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영세상인들은 시의 지원책마저도 생색내기의 전시행정이라며 크게 비난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계룡시가 관내 도•소매업, 음식업, 서비스 업종의 소상공인들에게 5,000만원 이내의 저리 융자금 등 모두 20억원을 융자 지원키로 했으나 막상 각종 필요한 서류를 갖춰 신청을 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신용도가 낮다며 은행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것-.
최근 대출금을 신청했다가 은행에서 거절당한 이 모(55•남)씨는 “영세 상인들은 돈이 없기 때문에 어렵사리 대출을 신청하는 것이고, 신용도 또한 낮은 것은 불을 보듯 뻔한데 당국은 이런 사실은 감안치 않은 채 그저 생색만 내는 탁상 행정에 안주하고 있다”며 “이 같은 대출제도가 오히려 재활을 꿈꾸는 소상공인들에게 시간 낭비와 의욕 상실 등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일자리 창출, 계룡사랑 상품권 사용 장려, 착한가격업소 인센티브 부여, 상가번영회 활성화를 통한 자생력 강화 등 각종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소상공인 융자지원 조건 완화는 시에서도 달리 조치할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했다.
/전철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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